북한의 核 보유는 '깡패'에게 쥐어진 칼… 7000만 민족 생명 위협
7세부터 매주 '생활총화'… 北에선 反정부 폭동 불가능… 쓸모없는 '핵' 전격 폐기해야
 

림일 탈북 작가
림일 탈북 작가
안녕하십니까? 서울에 사는 '소설 김정일'의 작가 림일입니다. 얼마 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축하하여 당신의 특사로 김여정 노동당제1부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태권도시범단 등이 여기 남조선을 다녀갔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남조선)과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당신의 결심으로 핵 개발이 계속되었고 그리하여 수년간 남과 북이 팽팽한 대결 상태에 있었지요. 그러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다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마련되었고 어떻게든 이 기회에 남북 관계를 밝게 살려 보려는 노력이 서울과 평양에 있다고 느껴집니다.

자! 제가 평양 출신으로 먼저 공화국의 입장에서 말해보죠. 당신은 "핵을 가졌다. 그 핵은 남한이 아닌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합니다. 글쎄요? 전혀 세상물정 모르는 공화국 인민들에게는 공감될지 모르겠으나 세상 사람들에게는 황당한 변명이겠죠. 남한의 최고 동맹국이 바로 미국이며, 미국 겨냥은 곧 남한 겨냥입니다.

당신은 시종일관 자기를 지키려고 핵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이나 대한민국이 혹은 일본이 평양을 공격하겠다고 했나요?

"나를 지키려 핵을 가졌다"는 변명은 공화국에 독재자 당신 타도 및 노동당 반대 인민 폭동이 일어났을 때는 가능하겠지요. 폭동을 국제사회가 적극 지지하고, 인민 탄압에 총탄을 퍼붓는 인민군을 겨냥한 UN군이 참전하겠다고 할 때, 당신이 국제사회에 "간섭하지 말라! 같이 죽자!"며 자폭용으로 쓸 때 말이지요.

남조선 입장에서 볼 때, 당신이 가진 핵은 7000만 민족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하고 무서운 무기이죠.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도 핵이 있지만 공화국처럼 잔인하고 파렴치한 독재국가는 아닙니다.
 
[기고] 김정은 위원장! 핵 폐기해도 됩니다
/일러스트=이철원
쉽게 비교하면 '신사'가 자기를 방어하려고 손에 쥔 칼과 남에게서 돈과 물품을 강탈하려는 '깡패'에게 쥐어진 칼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깡패'가 아님을 증명하려면 인민들로부터 자유선거로 선택받아 공화국 최고 지도자가 되어야 하겠죠.

김정은 위원장! 세상에서 가장 무지몽매하여 당신이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사는 바보 같은 2000만 인민입니다. 그 순박한 인민이 몰살될 수 있는 핵입니다. 인민이 죽은 다음 당신 혼자 어디에 필요한 핵입니까? 엄연히 인민의 굶주림으로 만든 그 핵이 당신을 지켜줄 것 같지만 실은 그것 때문에 당신이 죽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조부 김일성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을 천만 년 보존한다며 세계 최고의 미라 보관소로 만든 평양의 '금수산태양궁전'이 형체도 없는 잿더미가 됩니다. 전국의 수천, 수만 개의 수령 동상, 수령 박물관 및 기념관도 불타 없어집니다.

김정은 위원장! 생각해 보십시오. 그 핵이 없어도 공화국은 건국 이후 70년을 지내왔습니다. 공화국에 핵이 있다고 지금 남한이나 미국이 당신에게 엄청난 돈을 갖다 바칩니까? 아니면 영토를 갖다 바치던가요? 오히려 미국의 강력한 군사적 위협에 당신 생명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당신은 평양에서 자신을 영웅처럼 느끼지만 서울에서 보면 그게 아닙니다. 대다수 인민이 하루 두 끼 멀건 죽으로 연명하고 어린이 40%가 영양실조에 허덕이며 추위와 배고픔을 참다 못해 고향을 등지고 외국에서 떠도는 인민이 수십만명이죠.

김정은 위원장! 평양에서 28년 살고 여기 서울에서 22년째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보건대 공화국 내부에서 '반정부 폭동'이나 '수령 타도' 등은 당신이 전혀 근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봅니다. 공화국 전체 인민이 태어나 7세부터 종신토록 생활총화(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사상검증회의)를 합니다.

세상의 진실과 정의는 전혀 모르고 당국에서 가르쳐주는 수령 숭배만 배우며 주는 배급을 먹고 시키는 일만 하는 우리 안에 갇힌 동물이나 마찬가지죠. 어떻게 사람이 아닌 동물이 정권을 뒤집는 혁명이나 반정부 폭동을 하겠습니까?

당신 할아버지의 자리를 당신 아버지가 차지한 비정상의 현실을 보면서도 2000만 인민은 당과 수령이 무서워 입도 벙긋 못했답니다.

그러니 당신이 야심 차게 가진 그 핵, 지금에 와서 보면 아무 쓸모도 없는 그 핵을 전격적으로 폐기해도 된다는 소리입니다. 아무쪼록 세계 평화의 상징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남북이 공동으로 참가했던 영광의 올해에 공화국과 당신이 정상 국가와 정상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려거든 '핵 폐기'부터 단호하게 선언하십시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5/20180305026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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