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러시아 거쳐 中으로… 러시아産 석탄인 양 '세탁'
 

북한이 남쪽으로는 말레이시아·베트남, 북쪽으로는 러시아까지 광범위한 지역을 넘나들며 교묘한 수법으로 해상 밀거래를 하는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4일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이 작성한 연차 보고서를 입수해 북한의 외화벌이 수법을 상세히 보도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그동안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부정 조작해 배의 위치를 숨기는 등 다양한 방법을 한꺼번에 사용해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했다고 했다. 작년 7월 20일 중국 랴오닝성 앞바다에서 러시아로 향하던 북한 화물선이 도중에 갑자기 AIS를 끄고 북한 항구에 들어간 게 대표적이다. 이 배는 같은 달 26일 북한에 들어가 석탄을 실은 뒤 이튿날 새벽 원래 항로로 돌아와 AIS를 다시 켰다.

문제의 화물선은 그 뒤 러시아 항구에 도착했지만, 북한에서 실은 석탄은 하역하지 않았다. 그 대신 보름 뒤인 작년 8월 8일 다시 랴오닝성으로 돌아가 석탄을 하역했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바로 석탄을 보내는 대신, 중간에 러시아에 들러 마치 러시아산인 양 세탁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파나마 선박은 작년 8월 비슷한 수법을 이용해 최종적으로 베트남에서 석탄을 하역했다.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이런 식으로 작년 1~9월 사이 약 2억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고 했다.

이에 유엔 전문가 패널은 단순히 AIS로 추적하는 게 아니라 배가 어느 정도 물속에 잠기는지 측정해서 그 항구에서 새로 짐을 실었는지 아닌지를 추정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지난주 제재 리스트에 추가로 올린 33척의 북한·중국 등 소유 추정 선박과 27개 선박회사 등에 대해 중국이 제재 대상 등록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5/20180305001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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