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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보유국으로 대화' 北 중대 언급 숨긴 건 국민 속인 것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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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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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때 왔던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핵보유국 지위를 갖고 미국과 대화하겠다'고 한 사실이 1일 알려졌다. 통일부 장관과 외교부 차관이 지난 28일 민주당에 밝힌 내용이다. 이것은 북이 습관적으로 해오던 주장과 같은 것이 아니다. 북핵 사태의 결정적 고비에서 비핵화 의사가 없다는 것으로, 비핵화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대한 언급이다. 북은 "예정대로 한·미 연합훈련이 이뤄지면 수용할 수 없다"고도 했다 한다. 그런데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고 민주당 참석자들도 인정했지만 정부는 이날도 함구로 일관했다. 국민 안위가 걸린 중대 사안을 민주당은 알아도 되고 국민은 몰라야 하나.

정부는 그동안 "북한과 비핵화 관련 대화를 했다" "북한이 미·북 대화 의지를 밝혔다"는 식으로 앞뒤 맥락 없는 단편적 내용만 흘렸다. 그러나 정부가 여당 의원들에게만 전해준 몇 마디만 봐도 그동안 국민 눈을 사실상 속여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비핵화 대화가 있었다'는 것과 '비핵화 얘기는 했지만 북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면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은 완전히 정반대로 하늘과 땅 차이다. 이 정부는 뒷부분은 빼고 알렸다. 국민을 기만한 것 아닌가. 북이 마치 비핵화 대화 의사를 갖고 있는 것처럼, 대화가 진전되는 것처럼 보이도록 거짓 쇼를 한 것 아닌가.

북 대표단이 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요구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일언반구가 없었다.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이례적으로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비핵화 대화만 한다' '한·미 훈련 재연기는 없다'고 한 것은 한국 정부가 국민들에게 중대한 내용을 숨기고 있는 데 따른 것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여당은 자문회의 뒤 발표한 자료를 통해서도 '이번 남북 대화로 평화 정착에 진전이 기대된다' '대북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가 강화됐다'고 했다. 자신들끼리 있는 자리에서는 "현재 국면에서 북·미 대화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으면서, 국민들에게 발표는 '잘되고 있다'고 한 것이다. 언제까지 국민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날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지난 한 주 동안 전쟁 시뮬레이션 훈련을 하와이에서 가졌다고 보도했다. 매티스 국방장관은 "북한에 대한 어떤 군사 행동도 준비하라"고 명령했고, 미군은 태평양 지역에 탄약 비축도 해뒀다고 한다. 존 하이튼 미 전략사령관은 "한반도에 좋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림픽이 끝난 현 시점에선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과 방한했던 리시 상원의원은 문 대통령이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한 것에 대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젯밤 전화 통화를 했지만 이런 상태에서 한·미 간에 정보와 판단이 제대로 공유되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한·미 대통령이 통화하고 발표는 늘 잘됐다고 하는데 그 후 실제 벌어지는 일은 딴판이다.

지금 정부가 한발 삐끗하고 한순간만 타이밍을 놓쳐도 국민에게 돌이키기 힘든 재앙이 덮치게 된다. 그런데 국가 안보 최후 보루라는 국가정보원은 북 집단과 뒷교섭이나 하고 있다. 국방장관은 천안함 폭침 잠수정이 북 정찰총국 소속이라면서 당시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지시했는지는 모른다고 한다. 어제 오후 서울 시내 광화문과 시청 앞, 서울역 등은 정부 비판 시위대로 메워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였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북한과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가" "한·미 동맹은 제대로 작동하는가"라고 외쳤다. 실제 많은 국민의 생각이 이럴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1/2018030102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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