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대북 특사를 조만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부터 약 30분 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밝혔다. 한·미 정상 간 통화는 2월 2일 이후 27일 만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막식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방남한 이후 첫 통화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김여정, 김영철 등이 방남해 우리 측과 나눴던 대화에 대해 설명했다. 양국 정상은 “남북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 이를 한반도의 비핵화로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때 논의했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북한 김여정 특사의 답방 형식으로 대북(對北) 특사를 조만간 파견할 계획”이라고 전달했다. “양국 정상은 향후 진행될 남북 대화의 진전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양국 정상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이 매우 성공적이고 훌륭하게 치러지고 있다”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마이클 펜스 미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파견을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가능하게 해 줬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 대미보다 대북 먼저…특사는 서훈·조명균 등 거론

일각에서 문 대통령의 방미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미국과의 대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북한과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나 “이방카 보좌관과 김영철이 왔다갔기 때문에 메시지를 취합,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미국과는 여러 루트를 통해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뭔가를 합의하러 온 방남은 아니었고, 돌아가서 내부 보고를 하고 얘기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도 했다.

여권 내에서는 대북 특사로 김여정과 김영철 등과 직접 대화한 경험이 있는 서훈 국정원장과 조명균 통일장관 등의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조 장관과 서 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과 국정원 3차장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회담을 실무를 담당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북측 대표단에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 북을 자주 방문했던 분들”이라며 “제가 이 두 분을 모신 것만 봐도 제가 남북관계를 빠르고 활발하게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지를 느 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철 방남 때도 서 원장과 조 장관은 김영철을 직접 찾아가 면담을 했다.

대북 특사가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여권에선 문 대통령이 동계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중순 이후 특사를 보내면 문재인 정부 출범 1년과 6월 지방선거 등이 맞물려 있는 5~6월에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1/20180301021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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