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하는 조셉 윤 인터뷰]

백악관은 대북강경론이 주류… 대화파인 날 불편해했을 수도
"도발 않으면 대화" 뜻 보냈지만 北 "시기 아니다" 의지 안 보여
 

강인선 기자

조셉 윤〈사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일 국무부를 떠난다. 지난달 그의 사퇴 소식이 보도되기 몇 주 전부터 워싱턴에선 그의 사퇴설이 돌았다. 백악관 강경파가 워싱턴의 대표적 대화파인 조셉 윤 대표를 '내보내고' 싶어 한다는 소문이었다.

윤 대표의 퇴장을 미국 대북정책이 더 강경해질 것이란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핵 문제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자 트럼프 행정부가 대화·협상 국면에 대비한 '전열 재정비'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윤 대표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6년 10월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임명됐다. '트럼프의 사람'이 아니다. 미국도 국무부 내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적극 반영할 새 진용을 짜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외교적 방식으로 안 되면 군사적 해결 방안도 불사한다는 대북 강경론이 주류이자 대세인 워싱턴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조셉 윤 대표는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하는 외로운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내 거의 유일한 대북 접촉 창구였다. 뉴욕의 주유엔 북한대표부 등과 대화 채널을 유지해 왔고, 지난해 6월엔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을 위해 평양을 방문해 직접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은퇴를 앞둔 1일 윤 대표를 전화 인터뷰했다.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갑자기 은퇴를 결정한 이유가 뭔가.

"갑자기는 아니고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나는 오바마 때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시작한 사람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1년 동안 인사가 미뤄진 것일 수도 있다. 물러나기로 하면서 틸러슨 장관에게 '이 자리를 맡은 사람은 백악관과 대통령으로부터 더 많은 신뢰와 지지를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다음 선택은 백악관이 완전히 믿는 사람으로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을 충분히 신뢰하지 않아 일하기 어려웠다는 뜻인가.

"조금은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이 완벽하게 지지를 해줘야 하는데, 그런 게 좀 없었다는 뜻이다. 국무부가 하는 일이 대화다. 우리는 대화를 하는 방법밖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 입장이 대통령의 100% 지원을 받지 못하니까 일이 잘 안 됐다는 얘기다."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옵션을 얘기할 때도 당신은 오로지 대화를 주장했다.

"나는 늘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백악관에서 그 점이 불편했을 수도 있다. 백악관이 국무부에 문을 열어주질 않았다."

―백악관과 소통이 안 됐다는 뜻인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북한과의 뉴욕채널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뉴욕채널을 통한 의사소통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북한과 대화를 했던 것은 아니다. 북한 대표단의 비자 발급 문제라든지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 등에 대한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소통이었지 관여까지는 아니었다."

―북한이 60일 동안 도발하지 않으면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도 뉴욕채널을 통해 정식으로 전달됐나.

"만일 북한이 한동안 도발하지 않으면, 그리고 북에서 원하면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은 전달했다. 하지만 60일이라든지 하는 시한은 두 지 않았다."

―그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무엇이었나.

"반응은 없었다.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반응이었다. 지난 1년 동안 북한은 관여에 대한 어떤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고 보나.

"달라진 거 없다고 본다. (미국에 대해) 아무런 신호도 없었다. 나는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대화를 통해 북한에 대한 미국의 관여가 시작되기를 바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2/20180302002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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