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김정은 부자가 1990년대 부정하게 확보한 브라질 여권을 이용해 서방 국가에 비자 발급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로이터가 28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서유럽 안보 소식통 5명을 인용해 이렇게 전하며 김정일과 김정은으로 추정되는 얼굴 사진이 부착된 브라질 여권 사본을 공개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소식통들은 김정일·김정은 부자의 사진이 부착된 여권 두 개가 최소 2곳의 서방 국가에서 비자 발급을 신청하기 위해 사용됐다고 전했다. 신청 후 실제 비자가 발급됐는지는 분명치 않으며, 이 여권이 브라질, 일본, 홍콩을 여행하는 데 사용됐을 수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가 입수해 공개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브라질 여권 사본. /로이터

로이터가 입수한 브라질 여권 사본을 보면 김정은의 이름은 ‘JOSEF PWAG’으로 표기됐고 생년월일은 1983년 2월 1일이다. 김정일 이름은 ‘IJONG TCHOI’로 표기됐고 1940년 4월 4일 출생으로 돼 있다. 여권에 표기된 출생지는 두 사람 모두 브라질 상파울루다.

두 개의 여권 모두 1996년 2월 26일 체코 프라하 주재 브라질 대사관에서 발급됐다. 여권 유효기간은 10년으로, 만료일은 2006년 2월 25일이다.

김정은의 생년월일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로이터는 브라질 여권의 발급일을 봤을 때 김정은이 12~14세 때 여권이 발급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 국무부는 2016년 김정은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김정은의 생년월일을 1984년 1월 8일로 명기했다. 김정일은 1941년생이지만, 북한은 그의 아버지 김일성의 출생연도(1912년)와 끝자리를 맞춰 김정일이 1942년 태어난 것으로 선전해 왔다.

2011년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김정은이 (10세 이전인) 1991년 브라질 여권을 이용해 도쿄를 방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로이터가 입수해 공개한 북한 김정일의 브라질 여권 사본. /로이터
한 익명의 소식통은 로이터에 “김정일과 김정은은 외국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브라질 여권을 사용했다”며 “이는 이들이 여행을 하려는 바람을 갖고 있었고 (비상시) 탈출로를 만들어두려한 정황을 보여준다”고 말했 다.

브라질 주재 북한 대사관은 김정일·김정은의 브라질 여권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고 브라질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조사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소식통들은 얼굴 인식 기술을 이용해 여권 속 사진이 김정일과 김정은이 맞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며 “로이터는 여권 사본만 봤기 때문에 이 여권이 변조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8/20180228004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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