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영철 방남 논란으로 靑청원게시판에 “천안함 재조사해라”
과거 국제 합동조사단이 北소행 결론…文대통령도 北소행 인정 발언
근거없는 음모론 “北소행이라는 근거 없다”, “MB가 조작한 것”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천안함 침몰사고를 재조사해달라’는 청원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는 천안함 폭침의 주범으로 알려진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訪南) 계획이 알려진 지난 22일부터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22일부터 26일 오후 5시 20분 현재까지 천안함 재조사를 청원한 글은 180여건이다. 이중 가장 많은 동의수를 얻은 글은 22일 게재된 ‘천안함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청원합니다!’란 글로, 현재까지 3만7024명으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해당 글의 글쓴이는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참석한다고 한다”며 “우리는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에 의한 것인가? 단 하나라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글쓴이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러한 증거를 발견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이명박 정권에서 벌어진 이 참담한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할 때”라고 했다.

글쓴이는 이어 “46명의 아까운 청춘들이 차디찬 백령도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어떻게 해서 그런 엄청난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밝혀야 한다”며 “뜻 있는 분들의 서명이 진실의 문을 여는 단초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많은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일부 진보 진영 인사들이 모여 만든 ‘천안함 진실규명을 위한 범시민사회협의체 준비위원회’는 이 글에 대해 “지지한다”면서 “천안함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는 청원 글이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 캡처

그러나 천안함 폭침 사건은 한국·호주·스웨덴을 비롯한 5개국 국제 합동조사단이 사건 직후 2개월여 동안 최첨단 과학 기법을 동원한 조사를 벌여 북한이 주범이라는 결론을 내린 사건이다. 북한군 고유의 표기 방식대로 한글로 ‘1번’이라고 적힌 어뢰 추진체 등 물증도 확보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인 2015년 3월 해병대를 방문해 “북한 잠수정이 감쪽같이 들어와 천안함을 타격한 뒤 북한으로 복귀했다”고 발언,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임을 지적한 적도 있다.

그런데 일부 네티즌들은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다시 규명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청원을 통해 “천안함을 북한이 침몰시켰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못한다”며 “한미 군사 훈련중에 대담하게 한국령에 들어와서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아무런 증거도 없이 도망갔다(면) 그 누구가 믿겠나”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북한 짓이라는 증거가 아예 없다”며 “그런데 그냥 북한에 의한 어뢰공격이라고 믿음을 강요한다. 우리가 바보인가. 믿으라면 믿어야 하느냐”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눈을 가리고 국민 다수를 바보 매국노로 만들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는 세력들이 있다”며 “만일 (천안함이) 정말 어뢰에 맞았다면 군인들의 직무태만도 크게 문제가 될 수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천안함 사건 당시 군 지휘관들을 문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네티즌은 “당시 조사단 구성과 조사 방법이 모두 투명하지 않고, 북한격침으로 몰고가기위한 일종의 짜 맞추기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음모론을 제기한 이들도 있었다. “천안함 침몰은 이명박씨 작품. 재조사 해야 한다”, “천안함은 이명박 정권의 대표적인 국방 외교의 실책이자 조작 사건”, “천안함이 북한 애들의 버블 폭탄에 의한 것이라고 명박이(이 전 대통령 의미)때 몰아갔는데 북한애들도 지들이 한것은 지들이 했다고 한다. 아직까지도 북한이 자신들이 안 했다고 하지 않느냐”고 했다. 한 네티즌은 ‘이명박은 천안함, 박근혜는 세월호!’라는 제목의 글에서 “(두 사건은) 모두 배와 관련된 참사로서 소중한 인명이 희생됐다”며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거짓말쟁이 대통령 시대의 조사와 발표를 어찌 믿을 수 있겠나. 군과 민의 전문가가 합동으로 재조사해서 참사원인을 명백히 밝혀야 천안함을 둘러싼 갈등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런 글들이 단기간에 대량 게재되자, 의문을 제기하는 글들도 올라왔다. ‘천안함 재조사 8000명 동의, 이상하지 않나요?’란 글의 글쓴이는 “역시나 북한 사이버팀이거나 문재인 정권 댓글부대들이겠죠?”라며 “갑자기 (천안함) 재조사 동의글이 폭주하는 것도 제눈으로 봤고 댓글에 반대글을 올리면 갑자기 몇초도 안돼 반대 댓글이 묻힌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재조사 청원 글들을 거론하며 “대한민국 국민 분열 일으키지 말라”고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음모 론을 펼치는 사람들을 허위사실 유포로 처벌해 달라”고 하기도 했다. “천안함 순직 용사들과 유족들을 욕보이는 천안함 좌초 음모론을 펼치며 재조사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허위사실 유포로 처벌해야 한다”, “북한정부의 범죄사실을 뒤덮고 천안함 폭침 사실을 왜곡·날조하여 북한 정부의 범죄사실을 은폐하고자 재조사 운운하는 종북 간첩 매국노들을 처벌해야 한다” 등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6/20180226010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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