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서훈·천해성·이도훈, 김영철 숙소 찾아가 '北核' 꺼내
金 "美와 대화문 열려" 언급만

文대통령 "美 대화 문턱 낮추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 보여야"
 

문재인 정부의 북핵(北核) 핵심 담당자들이 26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만나 비핵화 문제를 거론했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김영철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했고, 서훈 국정원장은 오후에 별도 만남을 가졌다. 청와대·국정원·외교부·통일부의 핵심 당국자들이 모두 김영철을 만난 것이다. 하지만 김영철은 "미국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면서도 비핵화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평창 대표단으로 온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북 대표단을 만나지 않고 귀국, 미·북 간 공식 접촉이 일단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가 양국 대표단 방한을 계기로 비핵화를 매개로 한 미·북 대화 재개에 노력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는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의용(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6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숙소인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김영철 일행과 오찬을 한 뒤 호텔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 北核 핵심, 김영철 만난 후… - 정의용(왼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6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숙소인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김영철 일행과 오찬을 한 뒤 호텔에서 나오고 있다. 천해성(가운데) 통일부 차관과 북핵 6자 회담 수석 대표인 이도훈(오른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오찬에 참석했다. 서훈 국정원장도 이 호텔에서 김영철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카메라에 포착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류옌둥(劉延東)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미국은 대화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고,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미국과 북한이 빨리 마주 앉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미·북 대화 중재가 '탐색전' 형태로 전개되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속도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우회적 표현이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25일 평창에서 김영철을 만났을 때 비핵화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비공개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는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측은 "북한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대 화의 지속성을 위해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영철에게 비핵화를 위한 '초기 조치'를 북한이 취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 것이 비핵화 초기 조치"라고 했다. 김영철은 전제조건 언급 없이 미·북 대화 의사는 밝혔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의지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7/20180227001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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