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사설
북측은 어떤 조건에서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건가
조선  |  @chosun.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2.2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이 25일 2박3일 일정으로 방남(訪南)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 대표단을 1시간 동안 만났다. 청와대는 서면 브리핑에서 북측이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用意)'가 있음을 밝혔다고 했다. '북도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했다'고도 했다. 청와대가 추가 설명도 하지 않고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아 북 대표단이 어떤 조건에서 '미북 대화 용의' 발언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지금 남북 정상회담을 논의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며 "남북 대화가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만약 문 대통령이 어제 만남에서도 김영철에게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북측이 미북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면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현재의 정세가 새로운 국면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 그러나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을 자신의 체제 보장용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쉽게 포기할 생각이 없다. 북은 23일 김영철을 보내기 전에 노동신문을 통해 "우리의 핵 포기를 바라는 것은 바닷물이 마르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다.

미국은 문 대통령과 북 고위급 대표단의 만남 하루 전날인 24일 북한의 해상 무역 관련 총 56건의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한 달 만에 다시 취해진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제재가 효과가 없으면 제2단계로 가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가 말한 2단계엔 군사적 대응책도 담고 있을 것이다. 미국은 올림픽 기간 동안 우리 측 요청에 따라 대북 제재의 일부 예외조치를 인정해줬고 한미 연합훈련 일정도 조정했지만 올림픽 폐막에 맞춰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을 재개하려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올림픽 개막식에 온 펜스 미 부통령과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 일행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려다 실패했고 미국은 우리 측의 무리한 중재 움직임을 불편해했다. 미국의 새 제재 발표가 김영철 방남에 맞춰진 것도 한국 정부가 김영철과의 접촉을 바탕으로 또 한 차례 억지로 미북 대화를 붙이려 할까봐 미리 쐐기를 박는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문 대통령과 김영철 측이 미북 대화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소식은 기대와 더불어 걱정도 불러일으킨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의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북한이 대화에 임할 준비가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의 섣부른 미북 대화 촉구는 부작용만 낳을 가능성도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5/2018022501603.html

조선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  Tel : (02)724-6650,6523  |  E-mail : nkchosun@chosun.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SITE_MANAGER
Copyright © 2013 NK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