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외교戰]
바른미래당은 천안함 묘역 참배 "김영철 비호, 국민이 용서 안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전 9시 53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입경장에서 이들을 맞아 함께 걸어 나왔다. 김영철은 '천안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방남 소감을 말해달라' 등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김영철은 취재진 쪽으로 눈길도 주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 우리 측이 준비한 제네시스 차량에 탑승했다.

김영철 일행을 태운 차량들은 통상 북측 인사들의 이동 경로인 파주 통일대교가 아닌 인근 전진교로 우회했다. 이날 통일대교에는 김영철 방남을 저지하기 위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박 2일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탈북자 단체인 '북한인권단체총연합' 회원, 보수 단체 인사 수백 명도 가세해 다리 위가 인파로 가득 찼다. 천안함 46용사 유족회와 연평도 주민 수십 명의 모습도 보였다. 한국당 의원들과 보수 단체 회원들은 다리 위에서 인공기를 불태우고 대형 태극기를 펼쳤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김영철이 지나가려면 태극기를 밟고 침범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몸뚱이가 살인마 전범(戰犯) 김영철을 막는 인간 방어막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 한국당 당원들이 25일 오전 경기 파주 통일대교 남단 도로를 점거하고 김영철 방한(訪韓) 반대 농성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 한국당 당원들이 25일 오전 경기 파주 통일대교 남단 도로를 점거하고 김영철 방한(訪韓) 반대 농성을 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이날 아침 한때 경찰이 다리를 막아놓은 한국당 차량을 끌어내기 위해 견인 차량을 동원하자 장 수석대변인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며 바닥에 드러눕는 등 충돌도 있었다. 홍준표 대표는 "대한민국 경찰이 아니라 북한 보위부 직원 같다"고 소리쳤다.

김영철 일행이 전진교로 우회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한국당 의원들은 16시간 만에 농성을 풀었다. 홍 대표는 "김영철이 '개구멍'으로 빠졌다"며 "(그가 머무르는) 호텔도 조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시민들이 김영철을 그리 쉽게, 편안하게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영철 일행의 숙소는 김여정 방남 때처럼 서울 워커힐 호텔이다. 통일대교에서 철수한 한국당은 이날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또다시 회의를 열고 김영철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한편 이날 바른미래당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 등 지도부는 국립대 전현충원의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박 공동대표는 "(김영철로부터) 천안함에 대한 사과와 사죄를 받아야 한다"고 했고, 유 공동대표는 "정부가 김영철이 천안함 폭침의 전범이 아닌 것처럼 비호하고 있지만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이어 천안함 폭침 당시 전사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를 만나 위로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6/2018022600247.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