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외교戰]
金, 文대통령에 "북미 대화 용의 있다" 밝혀… 성사 여부 관심 고조
對美외교 핵심 최강일 부국장 방남
후커 미국 NSC 한국담당 보좌관, 미·북 물밑접촉 시도할 기회 충분
"미·북 만남이 성사된다면 안보상황 탐색적 논의 이뤄질 것"
김영철이 이끄는 대표단에 대미·북핵 외교 실무자인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 포함된 것도 미·북 접촉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지원 인력 중엔 통역도 포함돼 있다. 최강일은 '리용호(외무상)→김계관(제1부상)→한성열(부상)→최선희(북아메리카국장)'로 이어지는 외무성 북핵·대미 라인의 핵심 실무자다. 과거 6자 회담에 참여하여 미국 인사들을 상대한 경험이 적지 않다. 최근엔 1.5트랙(반관반민) 성격의 국제회의에 참석하거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핵 문제와 북·미 관계에 관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최강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작년 1월 25일 미 NBC방송 인터뷰에선 '긴장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우리 코앞에 와서 벌이는 핵전쟁 연습, 합동 군사 연습을 그만두면 된다"고 했다. 작년 9월엔 스위스에서 열린 체르마트 안보 회의에 참석,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와 비공식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까지 한국에 머무는 북한 대표단의 일정 중 사전 공지된 것은 25일 저녁 폐막식 참석이 유일하다. 지난 23일 입국한 미국 대표단은 26일 귀국한다. 북·미가 물밑 접촉을 시도할 기회는 충분한 셈이다. 특히 미국 대표단에는 백악관에서 북한 문제를 다루는 앨리슨 후커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과 정보 당국 관리가 비공식 수행원으로 포함돼 있다. 외교 소식통은 "미·북 만남이 성사된다면 현재 안보 상황에 대한 탐색적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과 북한은 모두 대외적으로는 접촉 가능성을 부인하며 기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북한 사람들과 접촉할 계획이 없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해) 강력할 것이고 '최대 압박' 정책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도 25일 노동당 외곽 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성명에서 "어떤 경우에도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은 물론 앞으로 100년, 200년이 지난 후에도 절대로 마주 앉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대표단에 굳이 최강일을 넣은 건 대외적으로 '우리는 북·미 대화에 뜻이 있는데, 미국이 거부한다'고 선전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미 측도 '이방카가 북한과 만날 일은 없다'고 한 것이지 실무선 접촉까지 배제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최강일은 일단 김영철이 우리 정부 인사들을 상대할 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일행은 26일쯤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우리 측 인사들과 별도의 만남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이때 최강일이 김영철에게 대미·북핵 문제와 관련한 조언을 하고 우리 측 주장에 맞서는 논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았을 가능성이 크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6/201802260025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