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암함 폭침(爆沈) 당시 희생당한 장병들의 유족과 생존 예비역 장병들이 23일 폭침 주범으로 알려진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천안함46용사유족회, 천안함예비역전우회, 천안함재단(이하 천안함 3단체)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김영철은 2010년 당시 정찰총국장으로 천안함을 폭침시켜 승조원 46명을 숨지게 하고 연평도 포격 도발을 진두지휘한 장본인”이라면서 “천안함46용사 유가족에게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상처를 안겨 준 김영철의 방한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천안함 3단체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영철의) 올림픽 폐막식 참석 수용을 즉각 철회하고, 북한의 진심 어린 사과를 전제로 모든 대화와 협력에 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김영철이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게 될 경우, 청와대를 항의방문하고 폐막식 당일 시위를 벌이는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당국에는 “천안함 폭침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하고 유족과 한국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성우 천안함46용사유족회 회장은 “김영철이 방남하는 데 대해 전혀 정부의 언질이 없었다"며 "정부에서 우리를 거의 무시하다시피 하면서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인옥 전 유족회장은 “생떼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아픔을 당사자 말고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유족들 모두가 김영철 방남에 격앙돼 있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내내 노란 리본을 달았던 대통령이 천안함 사건으로 우리 아들 죽인 사람을 올림픽 폐막식에 부른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2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다시 한번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도 이날 김영철을 살인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한변은 “김영철은 살인이라는 중대한 범죄의 혐의를 받고 있어 수사 및 체포가 불가피하다”며 “김영철이 그동안 대한민국의 실질적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북한 지역에 거주해 왔으므로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능했는데 2박 3일의 짧은 방남 일정이나마 공권력이 미치는 대한민국 영내에 들어올 것이 예정되고 방남 기간 이후에는 북한으로 귀환할 것이 예상되므로 이 고발을 통해 긴급체포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22일 김영철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인 2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파견하겠다는 뜻을 통보했고 정부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3/20180223022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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