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미국과 북한의 회담이 비밀리에 성사됐다가 북한이 이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을 두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개막식 리셉션장에서 모욕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나도 그 리셥션장에 있었다. 김영남 위원장하고는 안면이 있기 때문에 가서 아는 척을 했는데 얼굴이 벌게져 있었다”며 “그 테이블에 펜스 부통령은 없었고, 이에 굉장한 모욕감을 느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김 부부장의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펜스 부통령의 이 같은 행동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도 보고가 됐고 이에 따라 북측이 미국과 회동을 취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회동 2시간 전 촉박하게 취소하는 것은 김정은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펜스 부통령이 뒤늦게 회동 취소 사실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국내(미국) 정치적인 요소 때문인 것 같다”며 “펜스 부통 령이 북한 대표단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리셉션에 늦게 갔다가 5분 만에 나왔다는 내용 등으로 미국 내에서 여론이 안 좋았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이) 펜스 부통령과 같은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려 줘야 한다”며 “그래야 북한도 비핵화에 대해서 전향적인 얘기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2/2018022201168.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