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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와 앨리스 루스벨트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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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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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9월 19일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 장녀 앨리스가 인천항에 내렸다. 고종이 내준 전용열차가 서울에 도착하자 황실악단이 미국 국가(國歌)를 연주했다. 앨리스가 탄 가마가 숙소까지 향하는 길가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휘날렸다. 고종은 성대한 오찬을 베풀었다. '귀빈들의 국가는 한인(韓人)의 앞날에 큰 힘을 발휘할 것이 분명하다.' 대한매일신보는 1면 논설로 앨리스 방한에 기대를 보냈다.

▶고종이 스물한 살 '앨리스 공주'를 국빈 대접한 이유는 루스벨트가 자신을 도와줄 구세주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한반도 지배권을 다툰 러일전쟁은 일본의 승리로 끝났고, 루스벨트 대통령은 전쟁을 마무리하는 포츠머스 조약 중재자였다. 하지만 사절단은 두 달 전 도쿄에서 이미 일본의 한국 지배에 동의하는 '가쓰라-태프트 밀약(密約)'을 체결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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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사절단의 행선지는 일본과 필리핀, 중국, 한국이었다. 루스벨트 다음으로 대통령이 된 태프트 육군장관과 상원의원 7명, 하원의원 23명이 포함됐다. 미국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고히 하려고 석 달 넘는 대규모 사절단을 구성했다. 임무를 마친 태프트는 홍콩을 거쳐 귀국했지만 앨리스는 개인 여행 삼아 서울까지 온 것이다. 대한제국은 미국 대통령 딸이라도 붙잡고 우리 편들어주길 사정할 수밖에 없는 처량한 신세였다.

▶트럼프 대통령 장녀 이방카(37) 백악관 선임고문이 내일 3박4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방한하는 이방카 고문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식사를 포함, 국빈 예우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작년 이방카가 도쿄 '국제 여성회의'에 참석했을 때 "이방카 고문이 만든 여성기업인지원기금에 50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고급 료칸에서 프랑스 창작요리로 만찬을 베풀었다. 110여 년 전 메이지(明治) 일왕이 앨리스에게 정찬(正餐)을 대접하고, 전용 정원을 보여주며 환심을 샀던 것과 닮았다.

▶이방카 방한은 북한 비핵화와 통상 문제로 한· 미 간 입장이 엇갈리는 시점이라 더욱 관심을 모은다. 대통령 딸이기만 했던 앨리스와 달리 이방카는 백악관에 사무실을 두고 외교·안보 정책에 영향력을 미치는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이다. 탈북 여성을 만나겠다고 일정을 잡는 것부터 예사롭지 않다.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다. 한·미 동맹 깃발 아래 함께 가는 게 서로 이익이 된다는 걸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1/20180221033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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