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暴政 존재하는 한 핵위협 사라지지 않아
'北核 놀음'과 미국 강경 대응, 동계올림픽 끝나면 불거질 것
韓·美 동맹과 경제 제재 통해 對北 압박 '반격전' 펴야
 

류근일 언론인
류근일 언론인

이제는 '평창 후(後)'를 생각해야 할 때다. '평창 쇼'는 조작(造作)이고 작위(作爲)였다. 진짜 현실은 "김정은은 핵·미사일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미국은 그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창 쇼'는 미국의 예봉을 피해 보려는 김정은의 꼼수였다. 그러나 그의 뜻대로만은 되지 않을 것이다. '평창 후'엔 김정은의 핵 놀음과 미국의 강경 대응이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이렇게 되는 게 오히려 본연의 현실이다.

'평창 후'는 그렇다면 어떤 모습으로 전개되고, 전개돼야 할 것인가? 이를 바라보기 위해선 근래에 있었던 두 가지 의미 있는 현상을 주목할 만하다. 하나는 NL(민족해방) 운동권 권력에 대한 2030세대의 광범위한 환멸이 일어난 점이다. 네티즌 '벌레 소년'의 랩송 '평창유감' '종북의 시대' '다 올라'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게 그것이다.

또 하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김정은 폭정에 대해 북한인권·탈북민이라는 '정신의 핵·미사일'을 꺼내 든 점이다. 이 두 현상이 의미하는 바는 심장하다. 한반도에서 전체주의-집단주의-광신(狂信)-미신(迷信)에 대한 '각성한 개인들'의 반란이 싹텄다는 뜻이다. '평창 후'는 이 반란의 연장선상에서 그려질 것이고, 그려져야 한다.

1월30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하다 소개한 북한 인권 청년 단체 나우(NAUH)의 지성호 대표가 목발을 들어 올려 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지씨는 1996년 음식과 바꿀 석탄을 훔치다 기차에 치여 왼쪽 다리와 왼쪽 손을 잃고 2006년 탈북한 뒤 전 세계에 북한 인권 실태를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100년에 걸친 한반도 싸움을 보수·진보, 우파·좌파의 틀에서만 바라보는 건 적실(適實)하지 않다. 이 싸움은 그보다는, 전근대적 미망(迷妄)이냐 근대적 계몽(개인의 발견-자유화-문명화-지구화)이냐의 기준에서 보는 게 더 맞을 수 있다. 주체사상과 일부 '민족' 담론은 진보-좌파라기보다는, 전(前)근대적 수구꼴통이다.

'1948년의 대한민국'은 그 꼴통을 거부한 근대화-자유화-개인-개방-지구화 혁명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동도 끈질기게 되풀이되었다. 북한엔 3대에 걸친 사교(邪敎) 집단이 꽉 막힌 전근대를 이어 갔고, 대한민국에선 권위주의 반대에 편승한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라는 괴물이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지우려 하고 있다.

'평창 쇼'는 그 근대화-자유화-개인-개방-지구화 흐름의 버팀목, 한·미 동맹을 엿 먹이려 한 술책이었다. '평창 후'는 이 역류(逆流)를 뒤집기 위한 '한반도 자유화' 투쟁을 열어가야 한다. 이 투쟁은 북(北)을 향해선 세습 폭정(暴政) 종식 투쟁이 될 것이고, 남(南)을 향해선 '386 문화혁명' 종식 투쟁이 될 것이다.

북한 주민을 의식 없는 좀비로 만드는 폭정이 있는 한, 북한 핵 위협은 사라지지 않는다. 386 기득권이 지배하는 한, 2030 세대의 개인-다양성-공정성 추구는 설 자리가 없다. 북한 주민을 자의식(自意識) 있는 개인들로 재탄생시키는 일과, 우리 젊은이들을 386 홍위병 떼거리와 구별되는 '자유로운 개인'들로 서게 하는 일은 그래서 같은 맥락의 투쟁이다.

'한반도 자유화' 투쟁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최대압박이라는 '끝장 공세'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김정은의 양보는 절대로 없다는 전제하에, 그렇다면 철저한 고립-돈줄 차단-인권 공세-외부 정보 유입에 의해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과 일부 엘리트의 이반(離叛)을 촉진하자는 것이다. 이 전략은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군사 옵션도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 이런 판에 혈맹이라던 한국 현 정부가 한·미 동맹을 김새게 만들고 평양 폭정과 한통속이 된다? 말도 안 된다.

'평창 후'는 따라서 서울-평양의 '우리민족끼리 내통'에 대한 대한민국 자유인들, 2030 세대, 기독교 세력, 북한의 주민-정치범-출신 성분 나쁜 사람들-시장화된 사람들-한류(韓流)화된 사람들-탈북민, 그리고 한·미 동맹-국제공조-세계인권운동의 대대적인 반격전(戰)이 돼야 한다. 자유인들은 일어서야 한다. 2030은 586 '꼰대'를 밀쳐내야 한다. 기독교인들은 북한 지하교회의 고난에 동참해야 한다. 탈북민은 평양 폭정 종식에 앞장서야 한다. 미국은 평양에 일관되게, 강하게 나가야 한다.

한반도 싸움은 대한민국 허물기와 김정은 허물기 중 어느 게 먼저 닥칠 것이냐의 시간 싸움이다. '평창 쇼'가 대한민국 허물기 퍼포먼스였다면, '평창 후'는 그 압도적 역전극이 돼야 한다. '한반도 자유화' 투쟁과 미국의 '김정은 숨통 죄기'가 절묘한 시너지를 일으켜야 한다. '역대 최고'라는 대북 경제제재가 시행되고, 한·미 연합훈련이 즉각 재개돼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19/20180219028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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