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창쇼 바라보는 미국의 싸늘한 시선

미 국가정보국(DNI)과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 등 주요 정보기관이 한목소리로 북핵 위협을 경고했다. 정보기관 수장들은 13일(현지 시각) 의회에서 최근 남북 대화 기류에도 북한의 핵 야욕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폭스뉴스는 “미국 언론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는 보도를 쏟아내자, 주요 정보기관과 의원들이 북핵 위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전했다.

제임스 리시 공화당 상원의원(아이다호주)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가 ‘전 세계 위협’을 주제로 연 연례 청문회에서 “지난주 평창올림픽에서 북한이 미소작전으로 한국인들을 홀렸다”며 “북한은 자신들이 하려고 하는 것을 더 하려고 하는 것일 뿐, 우리는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의 도발이 미국에 잠재적으로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북핵 위협에 대응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코츠 국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보여온 도발 본성과 불안정성이 미국에 잠재적으로 중대 위협”이라며 “우리가 이에 어떻게 대응할 지에 관한 결정의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평화적 해결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북한에 최대 압박을 하고 있다”고 했다.

코츠 국장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올해 무기 시험을 더 많이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이후 미사일 시험 발사가 늘어난 데 이어, 북한은 올해 더 많은 시험 발사를 강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태평양 상공에서 핵실험을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북한 외무상의 발언도 언급했다.

로이터는 코츠 국장의 경고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대화를 재개하고 한반도의 긴장이 누그러진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로버트 애슐리 국장은 김정은은 그의 아버지 김정일보다 더 준비태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애슐리 국장은 “우리는 평창올림픽에서 있었던 북한의 행보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남북 대화에도 북한의 핵무기 추구에는 변한 것이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미국을 위협하기 위해 핵능력을 보유하려는 김정은의 야욕에 전략적 변화가 있다는 조짐은 없다”고 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캘리포니아주)은 청문회에서 미 정보당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한 방안들을 검토했는지를 물었다. 폼페이오 CIA 국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이 한국 방문 후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교적 해법 외에 군사 옵션도 여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추가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게 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