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회담을 추진했다가 무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왼쪽에서 다섯째) 대통령이 9일 오후 강원도 용평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각국 주요 정상들과 한자리에 앉아 있다./조선일보 DB

아사히신문은 13일 복수의 정부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 정부가 지난 10일 오후에 북·미 양측이 회담에 임할 수 있도록 조율에 나섰었다”며 “그러나 북한과 미국 양측 모두 한국의 제안을 거절해 ‘남북대화를 북미대화로 이끈다’는 한국의 전략이 불발로 끝났다”고 전했다.

핵·미사일 실전 배치를 눈앞에 둔 북한과 무력 충돌까지 염두에 두는 미국을 동시에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문재인 정부가 의도대로 북·미 회담을 성사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평창 동계 올림픽 이전부터 비핵화 의제가 빠진 회담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난 9일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직전 열린 각국 정상(頂上)급 만찬에서 중도 퇴장하는 한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은 최근 ‘전례 없는 강력한 대북 제재’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 역시 노동신문 사설 등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때 북·미 접촉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핵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 라는 기본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사히 신문은 “미국은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겠다는 구체적인 행동이 없는 상황에서 북·미 대화에 나서는 것을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유엔 안보리 제재 및 미국의 독자 제재를 풀어달라는 한국 정부의 요구에 대해서도 미국 측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13/20180213006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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