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응원단 가면 논란 확산

"젊은 김일성 모습… 체제 선전용"
통일부 "잘못된 추정" 적극 반박
 

북한 응원단이 10일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응원에서 사용한 가면을 놓고 김일성 모습을 상징한 것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북 응원단은 이날 '내고향 합작회사'라고 표시된 쇼핑백에 들고온 응원도구 중 가면을 꺼내 들고 '휘파람'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이 가면은 20~30대 남성이 웃는 얼굴 모양으로 눈구멍이 뚫려 있었다.
 
지난 10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스위스전에 등장한 북한 응원단이 남자 가면을 쓰고 응원을 하는 장면.
지난 10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스위스전에 등장한 북한 응원단이 남자 가면을 쓰고 응원을 하는 장면. 이 가면 얼굴이 김일성의 젊었을 때 모습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통일부는 “잘못된 추정”이라고 했다. /정재근 기자
이를 두고 인터넷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김일성 젊은 모습과 똑같다. 경기장에서 체제 선전을 한 것"이라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 응원단이 대놓고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한다"며 "한국 대통령이 얼마나 우스웠으면 김일성 가면을 감히 쓸까"라고 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북한 응원단원 중 한 명은 "(북에서) 청춘남녀가 생각하는 대표 미남 모습"이라며 "누구를 본떠 만든 건 아니다"고 했다. "북한에서 신(神)과 같은 김일성 얼굴에 눈구멍을 뚫고 응원도구로 사용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논란이 계속되자 통일부는 해명 자료를 내고 "북측에서 그런 식으로 절대 표현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탈북자들은 "김일성은 아닌 것 같다"는 의견도 내놨다. 평양민속예술단 정팔용 대표(2001년 탈북)는 "북한에선 김일성 사진이나 그림을 조금만 훼손해도 즉결 처형 대상이 된다"며 "남자가 여자를 구애하는 노래(휘파람)에 김일성 얼굴을 사용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 전문가들과 일부 탈북자들은 북한 공연이나 응원에서 이 같은 가면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번 단일팀 응원에서 처음 등장했다는 것이다. 동아대 강동완 교수는 "북한이 김일성 닮은 가면을 꺼내 든 데는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에서 영웅과 미남상, 자애로운 아버지상은 모두 김일성과 비슷하게 생겼다"며 "김일성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려고 이 같은 응원을 꾸몄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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