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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밟고 오는 만경봉號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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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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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시내 서쪽 대동강 기슭에 45m 높이 언덕이 있다. 서울로 치면 양화대교 옆 절두산쯤 되는 위치와 높이라 할 수 있을까. 김일성 생가(生家)가 있는 곳이어서 북한에선 성지(聖地) 중 성지다. 여기 서면 대동강과 주변의 만(萬) 가지 경치를 볼 수 있다고 해서 만경봉(萬景峰)이라 부른다.

▶북한은 1959년부터 재일 동포 북송 공작을 시작해 동포 약 10만명을 데려갔다. 소련 배를 이용하다 1971년부터 자신들의 3500t급 배를 투입했다. 이 배 이름이 '만경봉'이다. 이름만 봐도 북한이 이 배를 얼마나 중히 여겼는지 알 수 있다. 도쿄와 오사카·요코하마·고베·니가타 등 일본 주요 도시를 돌며 문세광의 박정희 대통령 저격 등 공작 목적으로도 이용했다. 
 
[만물상] 천안함 밟고 오는 만경봉號

▶김일성 일가가 사용할 호화 물품, 달러와 엔화를 실어나르는 것도 임무였다. 김일성은 1992년 그 공을 높이 사 만경봉호에 북한 최고 영예인 김일성훈장을 수여했다. 이 배가 낡자 북한은 1992년 김일성의 80번째 생일을 기념해 조총련계 상공인들에게 40억엔을 받아 9700t급 새 배를 만들고 '만경봉 92'라 이름 붙였다.

▶통일부는 5일 "북측이 4일 통지문을 통해 예술단 본진이 만경봉 92호를 이용해 6일 방남(訪南)하고, 예술단 숙식 장소로 이용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당초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북측은 이 합의를 방문 이틀 전에 깼다. 북한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도 이 배로 북한 응원단을 싣고 왔다. 혹시 있을지 모를 북 예술단원 이탈 사태를 막으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대북 제재를 흔들려는 의도가 더 커 보인다. 우리 정부는 2010년 천안함 폭침 뒤 북한 선박 입항 금지 등이 포함된 5·24 조치를 발표했다. 만경봉 92호 허용은 이를 허무는 것이다. 유엔 직접 제재 대상에 들어 있지는 않다지만 당국자들도 "안보리 제재가 복잡하게 중첩적으로 있어서 (무조건) 괜찮다고 하긴 조심스럽다"고 하고 있다. 러시아조차도 작년에 이 배 입항을 거부한 적이 있다. 여러 전문가는 남북 접촉 초기부터 "북한이 만경봉호를 보낼 경우 우리가 곤란해진다"고 해왔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날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예외 조치"라고만 했다. 5·24 조치를 해제하고 싶어 했던 정권이지만 지금 이 시기에 이래야 하는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천안함 전사 장병들과 유가족들이 얼마나 가슴을 치겠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5/20180205030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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