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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北에 '오케이'만 하는 통일부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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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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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정치부 기자
이용수 정치부 기자

"북측은 어제(4일) 통지문을 통해 2월 6일 예술단 본진이 만경봉 92호를 이용하여 방남하고, 예술단의 숙식 장소로 이용할 예정임을 알려왔습니다."

5일 오전 10시 30분 정부 서울청사 브리핑룸.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이 북측의 일방적 만경봉호 방남(訪南) 소식을 전하자 취재진이 술렁였다. 만경봉호는 과거 조총련 자금으로 건조돼 북한~일본을 오가며 대북 송금에 활용되던 공작선이다. 2000년대 미사일 부품 운반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났고,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일본 입항이 금지됐다. 그런데 이 배의 남쪽 입항을 아무 일 아닌 듯 수용해 발표한 것이다.

더구나 북한이 지목한 '해로(海路)'는 북한 대표단의 방남 경로로 한 번도 언급되거나 논의되지 않았다.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통과·입항은 우리 정부 대북 제재에 저촉되고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 소지도 있는데 이에 대한 고민이나 우려도 느껴지지 않았다.

백 대변인은 "우리 측은 이용 항구 등 구체적 사항에 대해 대북 협의를 진행하면서 관계 기관과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만경봉호를 받아들일지 여부가 아니라 어느 항구로 들일지가 고민이란 얘기였다. 제재 위반 논란에 대해선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5·24 조치의 예외 조치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국제사회의 협력을 바란다는 얘기도 나왔다. 북한이 요구하니 일단 들어주고 보겠다는 식이다.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이 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어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북한 예술단 본진이 6일 만경봉호를 이용해 방남하고 예술단의 숙식장소로 이용할 예정임을 알려왔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지금까지 예술단 선발대 방한과 금강산 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그때도 통일부는 제대로 항의 한번 안 했다. 이번 예술단 방한 경로는 두 번 뒤집혔다. 지난달 15일 북은 "판문점으로 내려가겠다"고 했다. 판문점 육로는 100명이 넘는 인원과 물자가 오가기엔 부적합했지만 우리 측은 그대로 받아들였다.

8일 뒤 북한이 일방적으로 "경의선 육로로 가겠다"고 통보했을 때도 아무 말 없이 넘어갔다. 예술단 방한을 불과 이틀 앞두고 "만경봉호를 타고 가겠다"고 다시 변덕을 부렸는데도 통일부의 태도는 무조건 '오케이'다. 통일부 주변에선 "북한의 말에 감히 토를 달지 못하는 분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이런 모습은 북한과 평창올림픽 참가 얘기가 오갈 때부터 일상화됐다. 지난달 4일 남북 판문점 연락관 사이의 개시 통 화가 평양시(오전 9시 30분)에 이뤄진 것을 시작으로 남북 간의 모든 대화·접촉은 북한이 원할 때 이뤄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변덕스러운 요구를 무조건 받아들이기만 하고 있다.

평창올림픽은 대한민국이 개최하는 것이고, 북한은 92개 참가국 중의 하나일 뿐이다. 정부가 왜 북한의 '갑질'과 '변덕'에 아무 말도 못 하는지 많은 사람이 의아해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5/20180205030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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