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과시하려 南 길들이기" "시차 감안해 美아침시간 겨냥"
 

북한 노동신문이 5일 자 2면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방한을 보도했다.
북한 노동신문이 5일 자 2면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방한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주요 사안을 남측에 알리면서 잇따라 '한밤중 통보'를 택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4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평창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장으로 정했다고 우리 측에 통보했다.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방한(訪韓) 일정이 9~11일이어서 시급한 사안이 아닌데도 굳이 늦은 밤을 택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남한 방문도 전날인 19일 오후 10시쯤 중지하겠다고 통보했다. 금강산에서 2월 4일 열기로 합의했던 남북 합동 문화 공연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한 것도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10분쯤이었다. 둘 다 북한이 시급했기 때문이라기보다 일부러 한밤중을 택해 우리 측이 당황하는 것을 노렸다는 말이 나왔다.

북한의 한밤중 통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의 시차(時差)를 감안해 일부러 늦은 밤 시간대를 골랐다는 것이다. 서울이 오후 10시일 때 미국 워싱턴DC는 오전 8시로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대다. 북한의 통보에 미국이 즉각 반응할 수 있는 시간대인 셈이 다.

북한이 남측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고 한밤중 통보를 반복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종의 '길들이기' 목적이라는 것이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그만큼 우리 정부를 얕잡아 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주로 오후 늦게서부터 업무를 시작하다 보니 결론이 밤늦게 나온다는 관측도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6/20180206002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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