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핵무기 정책 기준 발표… 北언급만 50번, 한글 요약본도 실어]

"北의 공격은 정권 종말로 귀결…
김정은이 핵 사용후 살 수 있는 어떠한 시나리오도 존재 안해"
"北지하시설 공격할 핵역량 강화" 겁주기 아닌 실전용 개발키로
 

미 국방부는 2일(현지 시각) "북한의 어떤 공격도 정권의 종말(end of regime)로 귀결될 것"이라는 강경 입장을 담은 '핵 태세 검토보고서(NPR)'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북한의 지하 군사시설 파괴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실전용 저강도 핵무기' 개발 계획도 포함됐다.

핵 태세 보고서는 미국의 핵무기 정책의 틀을 제시하는 것으로 8년마다 발표된다. 이번 보고서는 국방부 홈페이지에 한글 요약본도 실렸고, '북한'을 50번 언급했다. 러시아(125번)보다는 적지만 중국(46번)보다 많이 언급됐다. 2010년 보고서엔 한글 요약본은 없었고, 북한은 4차례 언급됐었다.

◇"핵 사용하면 北엔 생존 시나리오 없어"

보고서는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도 생존할 수 있는 어떠한 시나리오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정은 정권이 '핵이 남한의 영토·함정을 공격하고 일본으로 미사일을 쏘는 것에 자유를 준다'고 잘못 생각할 수 있지만, 미국과 동맹에 대한 어떤 공격도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는 얘기다.
 
보고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완성 시점에 대해서는 "단지 몇 달이 남았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국가나 비국가 행위자(테러 조직)에 대한 핵무기 기술, 재료, 전문 지식 이전에 대해서도 김정은 정권에 완전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핵기술과 무기를 팔려고 할 경우 응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또 "북한 정권이 핵심 군사시설을 지하에 견고히 건설해 놓고 있어, 이런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도록 재래식 무기와 핵 역량을 계속 갖춰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미사일 군사력이 강화되고 있지만, 미국과 동맹국들의 미사일 방어 역량 또한 커지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증가할수록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 미사일 방어망 구축에도 더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대북 타격 염두에 둔 '저강도 핵무기'

보고서에는 새로운 저강도(lowyield) 핵폭탄 및 소형 핵무기 개발 추진 등 핵무기 체제 개편 내용도 포함됐다. 기존의 전략핵무기는 엄청난 파괴력 때문에 실제 사용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겁주기' 차원의 목적이 컸다. 하지만 이젠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소형 핵무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북한의 지하 군사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핵 역량'이 언급된 것도 이 같은 저강도 핵무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신형 저강도 핵무기 개발 계획으로 기존 트라이던트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량하는 것과 2010년 퇴역시켰던 잠수함발사 핵탄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SLCM)의 복귀 및 개량을 들었다. 전략미사일인 트라이던트(D5)엔 100~475㏏(킬로톤)의 강력한 탄두가 달려 있다. 이 중 일부를 히로시마에 떨어진 15㏏급 보다 약한 저강도 핵탄두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전술핵무기 B61 핵폭탄의 최신형인 B61-12도 쓸 수 있는 저강도 핵무기로 꼽힌다. B61-12는 정확도가 30m 이내여서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땅속으로 뚫고 들어가 깊이 100m 이상의 지하 벙커를 파괴하며 낙진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어 유사시 평양의 '김정은 벙커' 파괴용 무기로 평가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5/201802050027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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