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최고 수준의 압박을 가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매우 중요하게 다루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30일 취임 후 첫 연두교서(국정 방침 연설)에서도 대북 문제를 중요하게 다룰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 대사 15명과 함께 오찬을 하며 북한과 이란 등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이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중요한 과제로 다룰 것”이라며 “아울러 중동에서 이란의 불안정한 움직임, 시리아 사태 종식, 테러 척결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왼쪽에서 네번째) 미국 대통령이 2018년 1월 30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유엔 안보리 회원국 대사 15명과 오찬을 하고 있다./블룸버그

최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발생한 테러에 대해 트럼프는 “잔혹 행위”라고 비판하며 “미국은 더 이상 탈레반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곳곳에서 발생하는 폭탄테러로 어린이를 포함한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탈레반을 격퇴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논의할 것”고 말했다. 앞서 카불에서는 탈레반이 주도한 호텔 인질극으로 29명이 사망한지 1주일 만인 지난 28일 구급차를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95명이 죽고 158명 이상이 다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후 9시(한국 시각으로 31일 오전 11시) 취임 후 첫 연두교서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원칙을 강조하고, 무역 불균형 해소 등 미국 우선주의와 초당파적 사회 통합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두교서는 미국의 오랜 정치 전통으로 예산교서·경제교서와 함께 3대 교서로 꼽힌다. 매년 1월 하순 또는 2월 초 대통령이 내정·외교 현황을 설명하고, 필요할 땐 의회에 입법 권고까지 한다. 연두교서의 내용은 자국민을 향한 메시지가 주로 담기지만 세계를 향할 때도 적지 않다.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CNN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북한에 대해 최고 수준의 압력을 가하고 그 정권과 맞서는 방안, 러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에 걸친 위협을 다루는 방안 등을 밝힐 것”이라며 “군의 재건과 ‘힘을 통한 평화’ 정책으로의 회귀, 우방과 적국에 대한 명료한 입장, 전 세계 테러집단을 상대로 한 척결 노력 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년간 미국 경제 회복을 이룩한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이민정책, 국경 장벽 건설, 대규모 인프라투자, 공정한 무역에 관한 정부의 정책, 그리고 더 큰 국방 예산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다보스포럼 폐막연설처럼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면서 ‘공정하고 상호 호혜적인’ 무역을 강하게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 다보스포럼 연설처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앙’이라고 또다시 비판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30/20180130005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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