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우연히 날짜 겹친 것"
열병식은 '평창 휴전결의'와 충돌
한국, 韓美훈련까지 연기해놓고 "北열병식은 올림픽 겨냥 아니다"
 

정부와 여당이 잇따라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전날 열병식을 열지만, 이는 올림픽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의 의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매년 4월 25일 기념하던 조선인민군 창건일을 평창올림픽 개막 전날(2월 8일)로 옮기고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 "평창올림픽과는 무관하며 우연히 날짜가 겹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2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열병식은) 북한의 내부적 수요에 따른 행사이고 올림픽을 겨냥해 갑자기 하는 게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북한 열병식에 대해 "북측과 따로 얘기할 계기는 없었다"면서도 "이 시기에 열병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별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연결해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도 했다.

앞서 다른 정부 관계자도 지난 2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인민군 창건일이 올림픽 개막식 전날과 겹치지만 이는 우연의 일치"라고 했다. 같은 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김경협 민주당 간사는 "북한이 건군절 행사를 올림픽을 앞둔 2월 8일로 바꿨다는 주장이 있는데, 올림픽과는 전혀 무관한 창군기념 행사임을 명확히 밝힌다"고 했다.

유엔 총회는 작년 11월 157개국이 공동 제안한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를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평창올림픽 개막 7일 전부터 패럴림픽 폐막 7일 후까지 모든 적대 행위의 중단을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대규모 무기를 동원하는 북한 열병식은 이 결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마크 내퍼 주한 미대사대리가 최근 "북한 열병 식은 올림픽 정신의 훼손이자 국제사회를 향한 정면 도전"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미는 올림픽 기간 긴장 완화를 위해 통상 2월 말 시작하는 연합 훈련을 연기한 상태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에 열병식 중단 요구까진 어렵더라도 최소한 '평화 올림픽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보여달라'고 해야지, 정부·여당이 북한을 대변·옹호해서야 되겠느냐"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29/201801290015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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