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움직임은 놀라울 정도로 이례적이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5일 "(6·25전쟁이 끝난) 1953년 이래 대북 군사적 옵션은 여전히 남아있고, 오늘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했다. 미 해병대 사령관은 "(북한과 전쟁이) 일어나면 힘든 전장(戰場)에서 매우 물리적이고 폭력적인 육박전이 될 것이므로 모두 정신적으로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미 CIA 국장은 이틀 연속으로 북에 대해 언급하며 대북 '비밀 작전'을 확대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전 같으면 비공개적으로 조심스럽게 거론되던 말들이 이제는 공개적으로, 그것도 거의 매일 쏟아지고 있다. 전에 없던 현상이다.

미국은 24일 북한의 석유 공급을 책임지는 원유공급성과 중국 기업들을 추가로 제재했다. 미국의 대북 제재 담당 차관은 베이징, 서울을 잇따라 방문하며 제재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 외교부 장관에게 전화해 대북 압박을 요청, '유엔 제재 충실한 이행'을 다짐하는 성명이 모스크바에서 나오기도 했다. 미국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몇 달 안에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오지 않은 채 핵실험이나 미사일로 도발하면 더 강력한 대북 제재는 물론이고 군사 조치까지 실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공지(公知)하고 있는 것이다. 이 메시지는 특히 한국 정부를 향하고 있다.

그런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월 8일 북한 열병식이 상당히 위협적 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평창 이후 실시될 한미 훈 련에 대한 부담감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반면 미국은 올림픽이 끝나면 한미 훈련은 즉각 시작된다고 했다. 정부는 평창 이후 미·북 중재에 나선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비핵화 대화가 시작되면 최선이다. 그러나 북은 '핵 문제에 끼어들지 말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이나 재개하자'고 할 가능성이 더 높다. 미국은 그다음을 보고 있는데 우리는 어디를 바라보고 있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26/20180126028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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