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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허덕이는 2030 "김정은, 갑질하는 재벌3세 같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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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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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이유있는 분노] [中] 무비판 민족주의엔 등 돌린다

또래 김정은에 노골적 반감

"전두환은 독재자라고 하면서 김정은한테는 입도 뻥긋 못하나"
"다른 체제 지도자로 안느껴져"
"북한에 쓴소리 못하는 정부가 김정은 배려하는 건 용납안돼"
 

"김정은이 저랑 동갑이라고요? 그냥 먹는 거 좋아하는 금수저 어린애 같은데요."

김정은(34세로 추정)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동갑내기뻘인 대학원생 김태훈씨는 "김정은을 한 나라의 지도자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씨는 "고모부도 총 쏴 죽이고 툭하면 '서울을 불바다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솔직히 어이가 없다. 할아버지·아버지 잘 만나 제멋대로 갑(甲)질하며 사는 것 아니냐"고 했다.

2030세대는 김정은을 '잔인한 뚱보' '갑질하는 패륜아'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본지가 2030세대 40명에게 김정은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결과 긍정적인 답변은 한 건도 없었다. 대학생 남예지(22)씨는 "유학 가서 적응 못 하고 따돌림당하더니 핵폭탄 만들어 국제적 화풀이하는 것 같다"고 했고, 회사원 김혜영(32)씨는 "가족 죽이고 자기 국민 고문하는 독재자로밖에 안 보인다"고 했다.
 
김일성·김정일 집권 당시 2030세대만 해도 지금 2030과는 달랐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그때는 북한이 우리 민족이고 통일의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군부 독재보다는 북한 지도자가 낫다는 인식도 있었다"고 했다. 당시 2030 가운데 일부는 김일성·김정일을 '체제와 사상이 다를 뿐 한 나라의 지도자'로 여겼다. 2011년 김정일이 사망하자 서울대에 '추모 분향소'가 등장하기도 했다.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대학가에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일성이 급사(急死)한 것을 애석해하거나, 김일성·김정일 부자(父子)를 찬양하는 유인물도 나돌았다.

그러나 지금 2030은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는 장면은 상상하기 싫다"고 했다. 공무원 준비생인 이승민(29)씨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이 만나 악수하는 모습은 그래도 동등한 두 지도자가 만나는 느낌이라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은 교장선생님과 문제아가 만나는 그림"이라고 했다. 김정은을 중심으로 '반북(反北)' '혐북(嫌北)' 정서가 확산하는 것이다.

젊은 층일수록 현재 김정은 정권을 신뢰하지 않는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2016 통일의식 조사'에 따르면 '북한 정권을 통일을 위한 대화와 타협 상대로 본다'고 응답한 20대는 24.1%였다. 40대는 34.1%, 50대는 31.9%였다.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이 처음 핵실험(3차 핵실험)을 하고 개성공단 남측 인원 철수를 요구했던 2013년부터 북한 정권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 그해 김정은은 고모부인 장성택도 배신자라며 처형했다.

김정은에 대한 2030의 반감은 좌우 이념을 떠나 '김정은도 2030'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취업난에 치열하게 경쟁하며 사는 우리나라 2030이 보기에 김정은은 할아버지·아버지 잘 만난 안하무인 재벌 3세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요즘 젊은 층들 사이에 퍼지는 '수저론'에 김정은을 대입해 보면 김정은은 '흙수저' '금수저'도 아닌 '다이아몬드 수저' '핵수저'"라며 "피땀 흘려 열심히 일해도 88만원 버는 세대가 핵수저에게 갖는 기본적 반감이 있다"고 했다. 윤 전 원장은 "거기다 김정은의 공포정치까지 보고 자랐으니 반감을 갖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2030은 김정은이 고모부를 고사총으로 처형하고 이복 형을 살해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김정은이 김정일 같은 '은둔의 정치가'가 아니라 다변가 스타일에 언론 노출이 잦은 것도 2030의 반감을 키우는 이유로 지적됐다.

2030세대는 북한 정권에 대한 반감이 크지만 반(反)김정은 단체를 구성하지는 않는다. 실리(實利)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 대학생은 "젊은 세대가 북한을 적극적으로 비판해서 얻는 게 뭐냐. 북한은 어차피 변하지 않을 테니 무관심이 답" 이라고 했다.

대신 2030들은 북한에 대해 쓴소리를 하지 못하는 현 정부를 비판했다. 대학생 유창현(22)씨는 "택시운전사, 1987 영화를 찬양하는 기성세대가 전두환은 독재자라고 하면서 김정은한테는 왜 입도 뻥긋 못 하느냐"고 했다. 문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대학생 김은재(23)씨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까지 배려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20/20180120001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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