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충성 고객으로 유명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애플 ‘배터리 게이트'를 어떻게 볼까? 심리학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다른 사람처럼 애플에 소송을 걸지 않고, 애플에 대한 ‘애정'도 끊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 고의 성능 저하 사건인 일명 '배터리 게이트'와 관련해 9999억달러(약 1069조8930억원)가 넘는 피해보상 금액을 요구한 소송을 당했다. 애플 시가총액 8800억달러(약 941조6000억원)를 훌쩍 넘는다.

김정은 위원장은 아이폰(휴대폰), 맥북(노트북), 아이맥(데스크톱)의 유저로 유명하다. "미국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다"며 미제 반대를 외치는 김 위원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아이콘인 '애플' 제품을 애용한다는 사실은 해외 매체·커뮤니티에서 희화화된 일도 있었다. 애플 측은 김정은이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사진을 보고 제품명을 해외 매체에 확인해주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 동지의 영도 밑에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 성과적으로 발사'라는 제목의 영화에서 북한 김정은이 애플 노트북을 쓰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 조선중앙TV 캡처
▲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 동지의 영도 밑에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 성과적으로 발사'라는 제목의 영화에서 북한 김정은이 애플 노트북을 쓰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 조선중앙TV 캡처

2016년 2월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 밑에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 성과적으로 발사'라는 제목의 영화에서 김정은이 전용기 '참매 1호'를 타고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으로 향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김정은의 전용기 책상 위에서 애플 표시가 선명한 노트북이 포착돼 '애플 마니아'란 분석이 나왔다.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사진 속 북한 김정은이 애플 아이맥을 쓰고있는 모습. / 조선중앙TV 캡처
▲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사진 속 북한 김정은이 애플 아이맥을 쓰고있는 모습. / 조선중앙TV 캡처

2013년 3월 전략미사일 부대 작전회의 긴급소집 사진에서도 김정은의 책상에 애플의 데스크톱 아이맥(iMAC)이 놓여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당시 애플 측이 "사진 속 김정은의 책상에 있는 모델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판매됐던 최신 아이맥 제품"이라고 확인한 사실이 해외 매체에서 보도되기도 했다.

북한 소식통은 "김정은이 아이폰을 쓴다는 소문이 돌면서 아이폰이 '원수님 손전화'로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며 "김정은은 아이폰 신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곧바로 수입해 본인뿐 아니라 권력 기관의 부부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선물로 준다"고 전하기도 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김정은이 '자기도취성'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소송을 걸지 않고 애플 제품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최고·트렌디(앞서가는)라는 자부심이 강한 애플 특유의 이미지와 김정은의 강한 자기도취성이 잘 맞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채널A가 보도한 미국 FBI(연방수사국)의 조사 결과, 김정은이 가장 많이 인터넷 검색을 한 단어는 '김정은'인 것으로 드러났다. 심리학계는 유명인의 자기도취성이 강한 경우 자신의 이름을 자주 검색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한다. 흔히 '연예인병'이라고도 부른다. 또 곽 교수의 분석을 보면 김정은의 '미국 불바다', '트럼프는 늙다리 미치광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최고이기 때문에 세상을 발 아래 두고 있다는 생각을 가진 자기도취성 발언"이라는 것이다.

곽 교수는 "김정은은 멋진 것을 원하는 자만심이 높은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도취성을 충족시켜주는 물품인 아이폰을 계속 쓸 것"이라며 "또 독재 체제를 유지하는 스트레스를 명품차를 사거나, 미국 전 프로농구선수(NBA) 데니스 로드먼을 2014년 자신의 생일에 북한으로 초대하는 방법으로 해소하는 소비지향적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안목을 드러낼 수 있는 명품가전 이미지를 가진 애플 제품을 꾸준히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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