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남과 북]

말하거나 웃는 장면 삭제후 제공
강릉 황영조체육관 점검 모습만 조선닷컴이 육성 담아서 보도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의 21일 첫날 방한 활동과 관련, 통일부가 북한 요청으로 현장 취재를 통제하고 현송월의 영상도 육성이 담기지 않게 편집해 언론에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22일 기자단의 항의를 받은 뒤에야 편집하지 않은 영상을 일부 제공하기 시작했다.

22일 통일부 정례 브리핑에서는 기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전날 정부의 지나친 통제로 취재가 제한됐고 정부의 제의로 구성된 소규모 취재 기자단조차 현송월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는 불만이었다. 또 통일부가 공개한 21일 영상에는 현송월이 말하거나 웃는 장면이 삭제돼 있었다.

'기자단에 제공한 영상 중 현송월이 말하고 웃는 장면이 빠져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란 질문에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 간) 합의에 근거해서 진행이 된 것"이라고 했다. "그 합의에 '현송월이 말하거나 웃는 장면은 절대 공개하면 안 되고, 찍어서도 안 된다'는 구체적 합의가 포함됐나"란 질문이 나오자 백 대변인은 "북측에서 그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문제가 논란이 되자 통일부는 22일 늦게 "북측에서 '현송월이 말하거나 웃는 장면은 절대 공개하면 안 되고 찍어서도 안 된다'는 의사는 전달한 바 없다"고 다시 해명했다. 북측은 '시설점검에 충실하고 싶다'고만 했는데, 우리 측이 알아서 영상을 편집했다는 것이다.

21일까지 현송월 육성이 담긴 동영상은 그날 조선닷컴이 보도한 것이 유일했다. 현송월이 강원도 강릉의 황영조체육관을 방문했을 때 우리 측 관계자와 나눈 짤막한 대화 장면이었다. 정부 당국이 우리 언론의 현송월 취재를 봉쇄하는 와중에 빚어진 일이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23/20180123003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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