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對北)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16일 개최되는 캐나다 밴쿠버 외교장관회의와 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생산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고,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전쟁 당시 유엔 참전국들을 주축으로 꾸려진 이 회의에서는 현재 남북 대화 국면을 공유하고 대북 해상 차단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인데, 러시아 측이 북한의 입장을 옹호하며 대북 압박에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블룸버그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 시내 외무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밴쿠버 회담에 대해 아무런 건설적인 것도 기대하지 않고 있으며 비건설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이 회담의 목적은 대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러시아가 밴쿠버 회담 추진을 지지했다는 미국 국무부의 발표와 관련해서도 “분명한 거짓말이며 우리는 이 모임이 해로운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북한은 지난 8일 밴쿠버 회의를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 조선반도와 지역 정세를 계속 격화시키려는 (미국의) 위험한 놀음”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북한과 미국 양측이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모두가 진정하고 모든 대결적 행동을 동결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핵무기 실험 등과 미국이 한국, 일본과 진행하는 대규모 군사훈련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이뤄져야 하지만 우리는 6자회담 틀 속에서 북미 양자 대화에 동행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러 시아가 북·미 양자 회담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이번 캐나다 밴쿠버회의는 지난해 11월 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쏜 직후 미국과 캐나다 외무장관이 공개 제안해 성사됐다. 당초 한국전쟁에 참전한 유엔사령부 전력 제공국(UNCSS) 회의로 기획됐다. 이후 일본·인도·스웨덴 등도 초청돼 모두 20여개국이 참여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6/201801160051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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