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5일 북한이 최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탈북 여종업원 송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그런 문제를 답변하기 아주 민감한 시기 아니겠느냐. 이해해 달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4월 중국 저장성(浙江省) 닝보(寧波)의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다 탈북한 여종업원 12명과 다른 경로로 남한에 정착한 뒤 북송(北送)을 요구해 온 탈북자 김련희씨 송환 없이는 이산가족 상봉은 없다는 점을 여러 경로를 통해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다.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먼저 제안한 청와대가 북측의 여종업원 송환 요구에 '안 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이다.
 
2016년 4월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을 집단 탈출해 국내에 들어온 여종업원들.
2016년 4월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을 집단 탈출해 국내에 들어온 여종업원들. /통일부

이와 관련,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탈북 여종업원 송환 요구에 대해 "앞으로 남북 관계를 계속 진전시켜 나감에 따라 추후 논의할 그런 사안"이라며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백 대변인은 "합의서는 '다양한 분야의 접촉, 각 분야의 회담에 포함되는 것으로 양해하자. 그리고 계속 남북 관계를 논의하면서 진전시켜 나가자'는 것이었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 세게 충돌하진 않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추후 이산가족 상봉을 성사시키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서 탈북 여종업원 송환 문제를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여종업원 탈북 사건이 '기획 탈북'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정부에 '자유의사에 따라 국내에 입국한 것인지 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 소식통은 "탈북한 식당 여종업원 대다수는 한국에서 대학을 진학한 뒤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북한의 12명 전원 송환 요구에 응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 내에 '송환 불가'라는 방침이 섰지만 대화에 나선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입장 표명을 유예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6/20180116003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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