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남북회담 조언]

김정은 체제 선전의 장 돼선 안돼
대화의 전략적 목표는 비핵화… 원칙 없이 접근땐 막대한 고지서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남북 고위급 회담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8일 조언했다. "향후 남북 대화가 계속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유환 동국대 교수)면서도 "'운전석에 앉았다'는 데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면 북의 노림수에 당해 운전기사로 전락할 수 있다"(김재천 서강대 교수)는 것이다.

고유환 교수는 "이번 회담은 북한의 평창 참가를 주로 얘기하면서도 다른 남북 현안에 대해 서로 입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중에 이를 논의할 수 있는 별도 회담 협의체를 구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평창올림픽에 뒤늦게 참가하려는 하나의 국가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한반도기 사용, 북한 대규모 응원단 방문 등을 수용하다 김정은 선전의 장이자 북한 축제가 돼버려선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한·미 동맹, 국제 공조에 균열을 만들려는 북한의 이간질에 말려들면 안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 대표단에 제재 대상 인물이 포함됐는지, 만경봉호 등 대북 제재 대상으로 분류된 운송 수단을 대표단이 사용하는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도 했다.

김근식 교수는 "대화를 하더라도 전략적 목표가 비핵화라는 점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북한이 원하는 식으로 핵개발 시간만 벌어주는 회담이 돼선 안 된다"고 했다.

김재천 교수는 "이번 협상에서 조급증을 가지고 접근하면 향후 이어질 협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문성묵 센터장은 "북한은 남한 원하는 대로 연락 채널 개통하고, 대화해 주고, 평창올림픽 참여하는 등 남북 평화를 위해 이렇게 노력했는데 남한은 이제 뭐 해 줄 거냐고 따져 물을 것"이라며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확실한 원칙을 세우지 않으면 막대한 고지서만 받아들 수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9/20180109002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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