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오늘 오전 10시 시작]

우리측 '평화의집'에서 열려… 평양時 아닌 우리 시간에 맞춰
CCTV로 회의상황 실시간 체크, 북측 걸어서 군사분계선 이동
평창올림픽 참가 합의 가능성 커… 세부 의제는 후속 회담서 다룰 듯
 

9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고위 당국 회담은 전례대로 오전 10시에 시작한다. 당초 북한의 고집으로 10시 30분에 열리리란 관측도 있었다. 북한이 우리 표준시보다 30분 늦은 평양시를 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회담이 우리 측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만큼 북측도 우리 표준시를 따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9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남북회담본부에서 대표단과 티타임을 갖고 전략을 최종 점검한다. 이후 오전 7시 30분쯤 회담장인 판문점 평화의집으로 출발한다. 판문점까지는 약 75㎞, 차로 1시간 거리다.

북측 대표단은 회담 시작 직전인 9시 30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을 예정이다. 과거 회담에서 북측 고위급은 판문점 북측 시설인 판문각 뒤편에서 우리 측이 제공한 승용차를 타고 평화의집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측 대표단이 걸어서 MDL을 통과해 평화의집까지 이동하기로 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우리 대표단은 평화의집 1층 로비에서 북측 대표단과 악수를 나눈 뒤 함께 2층 회담장으로 올라간다. 양측 대표단이 자리에 앉으면 수석대표가 모두 발언을 한다. 주로 날씨 얘기나 덕담이 오간다.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여기까지다. 양측 모두 언론을 의식해 '뼈 있는 말'이나 사자성어를 주고받기도 한다.

진짜 회담은 취재진이 빠져나간 뒤부터다. 실무진끼리 주요 합의 내용을 정해놓고 시작하는 외교 교섭과 달리 남북 회담은 대표단의 회담 역량과 내공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양측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양측 수석대표의 기조 발언을 들어보면 회담 '견적'이 나온다"고 했다. 양측의 시각차, 전반적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어 회담 결과를 점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1994년 3월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접촉 당시 북측 박영수 대표의 '서울 불바다' 발언도 기조 발언에서 나왔다.

회담 대표들의 발언은 모두 양측 지휘부로 실시간 전송된다. 평화의집은 우리 '홈그라운드'라는 이점이 있다. 회담장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청와대와 남북회담본부에서도 회담 대표들의 표정까지 살필 수 있다.

오전 회의가 끝나면 남북이 각자 점심식사를 한다. 역대 회담에서 남북이 함께 식사한 적은 없다. 북측 대표단은 평화의집을 떠나진 않고 우리 대표단과 다른 방에서 식사한다. 식사는 통상 회담 주최 측에서 제공한다. 우리 측은 보통 케이터링 서비스로 약식 뷔페 또는 도시락을 준비한다.

점심 후 일정은 양측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협의한다. 정부 당국자는 "오후 회의를 몇 번 더 할지, 저녁 식사까지 할지, 야간에도 회담을 이어갈지 등은 현장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통일부 주변에선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라는 큰 틀의 합의가 도출돼 회담이 비교적 빨리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측이 거론하고자 하는 세부 의제는 후속 실무 회담에서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9/2018010900256.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