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핵 단추’ 발언에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으로 응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글이 논란이 된 가운데,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미국의 외교 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비판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헤일리 대사는 7일(현지시각)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핵 버튼 트윗이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항상 김정은이 주의를 기울이도록 해야 한다”면서 “김정은이 핵전쟁을 시작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지 실체를 깨닫지 못할 만큼 너무 거만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미국은 북한이 미국을 파괴할 수 있다고 극적으로 과장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역시 북한을 파괴할 수 있으니 매우 주의하고 언행을 조심하라고 상기시키길 원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버튼) 트윗은 미국의 정책과 완전히 일치하는 발언”이라면서 “로스앤젤레스와 덴버, 뉴욕 등이 김정은의 핵무기 보유로 인해 위험에 처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과거(정부)와 달리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의도가 있다는 것을 북한이 알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 활용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 정부는 다음 달 초 발표할 ‘핵태세 검토보고서(NPR)’에서 저강도, 소형 핵무기 개발을 고려할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미국 익명의 행정부 관료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핵무기의 유연한 사용’을 허용하는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핵무기 감축 및 사용 억제를 핵심으로 한 오바마 정부의 정책 기조와 정반대로 돌아서게 되는 것이다. NPR은 미국 핵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보고서로, 8년마다 발간되며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향후 5∼10년의 핵 정책과 관련 예산 편성이 결정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작년 1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미국의 핵 억지력이 현대적이고, 강력하고, 유연하고, 회복력이 있으며 준비된 상태로 21세기의 위협을 저지하고 동맹국을 안심시킬 수 있도록 새로운 핵 태세 검토 보고서 작성에 착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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