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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무력 완성' 시간 벌어주는 회담은 안 된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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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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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이틀 앞둔 7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 5명 명단을 밝혔다. 하루 전 정부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우리 대표단을 결정한 데 이어 양측 대표단 구성이 완료된 것이다.

회담 성사에 대해 미·중·북은 제각각 반응을 내놓았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나의 강경한 태도(tough stance)에 대단히 감사해했다"면서 "내 언사와 강경한 태도가 아니었다면 남북이 지금 올림픽에 대해 얘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쿵쉬안유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 사무특별대표는 "한미 양국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합동 훈련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사실상 쌍중단(雙中斷)이다.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 방향으로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쌍중단은 한미는 군사훈련을,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각각 중단하는 중국식 북핵 해법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사대주의와 외세 의존 사상은 독소이며, 남북 쌍방이 민족 공조를 지향하여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것이라면서 그런 대북(對北)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중국과 북한은 남북 대화 재개를 계기로 남측이 미국과 하는 군사훈련 및 대북(對北) 제재 공조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정반대 주문을 한 것이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오가는 도발 사이클을 잠시 멈추고 "남북이 대화하자"고 나서자 국내에선 한반도에 갑작스레 훈풍이 불어오는 양 들뜬 반응이 나온다. "환영한다"는 미·중 반응의 겉모습만 보며 주변 강국도 한마음으로 남북 대화를 응원한다고 착각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하나하나 속내를 들춰 보면 한반도라는 똑같은 침상에서 서로 자기에게 유리한 꿈을 꾸고 있다.

우리 대표단은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가야 하는지 분명한 방향 감각을 갖고 회담에 임해야 한다. 남북 대화는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돼야 하며, 최소한 북핵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방향으로 향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나침반이 돼야 한다. 가령 평창올림픽 흥행을 위해 국제사회가 어렵게 구축해 놓은 대북 제재 원칙을 허문다든지, 일부 대통령 참모가 주장하는 것처럼 한미 동맹의 뼈대인 연례 군사훈련을 '북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겠다'는 약속과 맞바꾸는 거래를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식의 남북 합의는 북한이 핵 무력 완성이라는 마지막 고지에 오르는 동안 숨통만 틔워주는 것이며 북한의 대화 제안 속셈에 놀아나는 격이다. 한반도 운전석에 우리가 앉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핸들을 잘못 돌리다간 동북아 주변 강국들의 이해가 복잡하게 뒤얽힌 미로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7/20180107016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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