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일 밤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왼쪽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청와대와 백악관이 지난 4일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와 관련해 엇갈린 발표를 내놨다. 청와대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의 ‘한·미 군사훈련 중단’에 방점을 둔 발표를 했다면, 백악관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조했다.

백악관은 5일(현지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양국 정상이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힌 뒤 바로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해 최대의 압박을 지속하는 것과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것에 뜻을 같이했다”고 했다. 청와대가 전날 밤 밝힌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한·미 합동 군사훈련 연기에 대해서는 발표 마지막 부분에 ‘두 정상은 한·미 양국 군이 올림픽과 한·미 합동 군사 일정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하는 데 동의했다’고 표현했다.

청와대는 전날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한·미 합동 군사 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 ‘과거의 실수’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남북 대화 성사를 높이 평가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는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백악관 발표에서는 이와 같은 내용이 없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양국이 제각기 다른 발표를 한 데에 대해 “최근 정부에서 진행 중인 남북 회담에 대한 한·미 간 온도 차가 드러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트위터를 통해 “회담은 좋은 것”이라고 했지만, 미국은 회담의 성사가 결국 제재와 압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김정은의 사람들이 기꺼이 수화기를 들고 한국에 전화를 거는 것은 우리의 최대 압박 작전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 교안보 특보 등이 “북한 핵실험과 한·미 군사회견을 쌍중단해야 한다”고 하고 있지만, 미국의 생각은 다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 장관은 한·미 양국이 평창 올림픽 기간 합동 군사 훈련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평창패럴림픽이 폐막한 이후 훈련을 재개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훈련 축소’에는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5/20180105016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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