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멘토들, 판문점 채널 개통되자 '김정은 치켜세우기']

문정인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이 5~6월로 연기된다면 8월에 또 하는 건 이상하잖나… 1년 두번이 한번으로 합쳐질수도"

정세현 "회담 열리면 北은 맨먼저 한미훈련 중단·축소 거론할 것…
국방부·외교부가 설명 잘해서 미국이 딴소리 못하게 관리해야"
 

북한이 3일 판문점 연락 채널을 개통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멘토'들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중단' 주장을 쏟아냈다.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둬야 한다"는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에 답하는 듯한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을 남북 관계 진전의 걸림돌로 보는 발언들도 나왔다.

김정은에 "강단 있는 지도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4일 본지 통화에서 "우리는 우리대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거나 연기하고, 북한은 알아서 핵·미사일 시험·발사를 안 하면 그것을 신뢰 구축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과 한·미의 연합 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중국·러시아의 '쌍중단'과 맥락이 같은 얘기다. 문 특보는 "내가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매년 2월 말~3월 초에 50~60일간 이어지던 한·미 연합 키리졸브(KR)·독수리(FE) 훈련을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이후로 미루자고 미국에 제안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서 문 특보는 "우리가 (한·미 훈련을) 연기하자고 요청했고 미국이 검토하고 있다"며 "축소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축소로)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8월에 또 한·미 군사연습이 있다.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이 5월이나 6월로 연기되면 두 훈련이 하나로 합쳐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키리졸브·독수리 훈련과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하나로 합쳐지면 그것을 축소라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문 특보는 "북한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문 특보는 앞서 이날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는 김정은이 "강단 있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렇게 비합리적이고 크레이지(crazy)한 리더는 아니라고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일 위원장 서거 이후 6년이 지났는데 지금 권력을 움켜쥐고, 어떻든 지금까지 오고, 핵 무장력이란 것을 완성했다고 하는 점에서 보면 하나의 강점(强點)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멘토로 꼽히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이날 보도된 한겨레 인터뷰에서 한·미 훈련 축소를 거론했다. 정 전 장관은 "회담이 열리면 북한이 언급할 최우선순위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일 것"이라며 "중단, 최소한 축소를 원할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한·미) 훈련 연기는 북한에는 '매를 안 때린다'가 아니라 '좀 이따가 맞아라'라는 얘기"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훈련 연기로는 북한이 만족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정 전 장관은 "(한·미) 훈련 규모가 (2010년) 연평도 포격 이후에 커졌는데, 그 이전 정도로 돌아간다면 북으로선 참을 만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국방부가 한·미 군사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탈을 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 상세하게 설명해줘서 나중에 미국이 딴소리 못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건 외교부가 할 일"이라고도 했다. 미국을 남북 관계 진전의 '불안 요소'로 보는 듯한 발언이다.

미국 우려 속 중국과 '추진 방향' 논의

한편 외교부는 5일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가 열린다고 이날 밝혔다.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한, 5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날 예정이다. 두 사람은 "북한의 신년사 발표 이후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추진 방향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5/20180105001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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