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조선DB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북한 김정은에 대해 "그렇게 비합리적이고 크레이지한 리더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강단있는 지도자”라고도 했다.

문 특보는 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정일 위원장 서거 이후에 6년이 지났는데, 권력을 움켜쥐고, 어떻든 간에 핵 무장력이라고 하는 것을 완성했다고 하는 점에서 보면 하나의 강점도 있을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상당히 예측 가능하다. 체제안보에 역점을 두면서 국제적 위상을 확대시키고, 그러면서 국내적 전통성을 함양시킨다고 하는 것은 거의 일관된 행태다. 김정은이 예측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미국 측에 제안한 데 대해선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중단이 아니고 단순히 연기, 또는 일정의 재조정이라고 하더라도 의미는 상당히 있는 것"이라고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는 것은 문 특보의 아이디어다. 앞서 문 특보는 지난해 9월 29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반도 문제 관련 포럼에서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은 핵과 미사일 활동을, 한국과 미국은 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김정은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혔다. 이를 계기로 남북은 대화 재개 국면으로 급격히 접어들었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 대화를 통해 한국과 미국 사이를 이간질하려 한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문 특보는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 사이의 주요 현안으로 볼 수밖에 없어 우리의 역할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그러나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우리가 미국과 긴밀하게 공조해 협력해 나간다면 북한이 우리를 통해 미국과 대화하고 협력할 가능성이 상당히 많아진다"고 했다.

남북관계가 개선돼 신뢰가 쌓이면 북한이 '서울(한국)을 통해 워싱턴(미국)에 접근한다'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그러면 우리가 북미관계를 개선하는 데 있어서 촉매제 역할을 할 수 가 있다"며 "그런 점에서는 (한국이) 운전석에 앉아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문 특보는 그러면서 2000년 사례를 들었다. 당시 북한 지도자였던 김정일 위원장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희망했지만 북미 간 채널이 약했다. 그해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고, 김대중 대통령을 통해 북미 관계를 개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2000년 10월 13일에 조명록 당시 인민군 정치국장을 워싱턴에 가게 만들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가게 되는 그 중계역을 사실상 김대중 대통령이 했다"며 "조금 상상력을 갖고 외교를 하면 북미 간 관계를 개선하면서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돌파구를 찾는 데 상당히 큰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4/20180104011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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