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이 5주 앞으로 다가왔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이다. 서울올림픽은 세계의 변방이던 'KOREA'를 지구촌 중심으로 옮겨놓은 역사의 무대였다. 외환 위기와 2000년대 이후 국가적 정체기를 거치며 다시 한 번 도약이 필요했던 우리는 3수(修)를 하는 지난한 노력 끝에 다시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그것도 선진국들만의 올림픽이라는 동계올림픽이었다.

올해 우리는 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5000만명을 넘는 국가를 뜻하는 '30-50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고 한다. 경제력과 인구를 동시에 갖춘 선진국으로, 현재는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 등 6국뿐이다. 이 중 영국을 제외한 5국이 우리처럼 동·하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했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은 대한민국의 위상과 KOREA 브랜드를 한 차원 더 높여줄 것이다.

평창올림픽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성공시켜야 한다. 그러나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은 KAL기를 폭파해 승객을 몰살하면서까지 올림픽을 방해했다. 당시 국내 주사파 운동권은 서울올림픽이 '분단을 고착시킬 것'이라며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요구 시위를 벌였다. 북은 우리가 3수까지 해가며 유치한 평창올림픽 앞에서 다시 핵폭탄과 미사일을 들고 길을 가로막고 있다.

그런 북이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혔다. 환영할 일이다. 최소한 자신들이 참여한 올림픽 중에 도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순수한 뜻이라면 이 선에서 그쳐야 한다. 북한이 다른 나라들과 같이 올림픽의 일원으로서 정상적으로 참여하고 도발을 중단하며 그런 분위기가 장기간 이어지면 북핵 폐기를 위한 진지한 대화의 장(場)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조만간 북은 남북 대화를 통해 속내를 드러낼 것이다. 그런데 북이 말도 꺼내기 전에 우리 쪽에서 먼저 "크루즈를 보내 북 대표단을 모셔온다" "남북 단일팀을 만든다" "개막식 경기장에 남북 대표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 입장한다"고 법석이다. 국민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평창올림픽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 국민이 평창올림픽을 지켜야 하고 성공시켜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03/201801030305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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