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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언제까지 보수 욕만 하고 있을 것인가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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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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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가속 페달 폭주하는데 오른쪽 브레이크 장치 없어
보수 비판만 할 게 아니라 非常的 기능 회복에 나설 때
보수 야당은 전열 정비하고 잠룡들도 말로만 愛國 말아야
 

김대중 고문
김대중 고문

왼쪽 가속 페달만 있는 자동차가 폭주하고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다시피 어제는 한·일 관계, 오늘은 개성공단 문제 등 과거사까지 들추며 대한민국을 온통 한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 자동차의 폭주를 막는 브레이크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그것이 내부 것이든 외부 장벽이든 질주를 막을 장치도, 기능도 없다.

지금 이 땅의 '보수'는 동네북이다. 이 사람이 때리고 저 사람이 발길질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희희덕거린다. 보수가 부패했느니, '강남 좌파' 행세만 했느니, 개혁하지 못했느니, 현실에 안주했느니 등등 보수를 때리는 도구는 각양각색이다. 심각한 것은 이런 비판과 비아냥이 좌파 쪽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고 보수, 또는 보수를 자처하는 쪽에서, 때로는 '반성'의 이름표를 달고 난무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욕만 하고 있을 것인가. 물론 고치고 다시 세우기 위해서는 지금 있는 것을 부수고 거기서 새로운 접점을 찾는 것이 순서인 줄은 안다. 하지만 지금 보수는 너무 많이 맞고 부서져서 다시 세우기에 시간이 걸린다. 그나마 남아 있는 보수의 '집터'마저 여기저기서 갈라 먹는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보수에는 천천히 기다릴 시간과 여유가 없다. 다시 말해 지금 이 땅의 보수가 자성의 시간을 갖고 제대로 된 재건 순서를 밟기에는 좌(左) 페달 자동차의 폭주가 너무 심하고 그로 인한 폐해가 복구 불능이 될 처지에 놓여 있다. 그러면 우리는 5년간 그 질주 속에서 살아야 한다.

그것을 막는 길은 보수의 비상적(非常的)인 기능 회복에 있다. 그것은 언론에도 있고 보수·중도 시민 단체에도 있지만 가장 적절하고 효율적인 것은 보수 야당에 있다. 구체적으로는 국회의 제2당인 자유한국당에 있다. 국회 안에서 여당의 독주를 막고 집권 세력의 좌편향 일변도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능을 활용해야 한다. 언론의 비판은 카타르시스 효과는 있어도 폭주차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보수층 국민은 보수에 대한 비난과 비판에만 함몰되지 말고 한국당에 대한 애정을 갖고 선도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물론 지금 한국당의 처지와 사정이 말이 아니게 쇠락한 것도 사실이다. 지도부 문제도 있다. 친박 세력의 원한과 앙금도 엄청나다. 그러나 이 상태라면 득을 보는 쪽은 집권 세력이고 이들을 더욱 기고만장하게 만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모든 당파 간 싸움을 중단하고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선언을 해야 한다. 당 지도부는 오는 지방선거에 맞춰 당의 전열을 정비해서 궤도에 올려놓는 데까지만 복무한다는 선언을 해서 당내 불협화음을 종식시켜야 한다. 사태가 호전돼 홍 대표의 입지가 상승하면 그가 다음 대권의 단계로 이행하는 것은 누구도 막지 못할 것이다. 금년 지방선거가 한국당에도 결정적이라는 인식이 절대로 필요하다.

또 한 가지는 지금 여론에 오르내리는 잠룡 인사들의 적극적 참여와 투신이다. 지금 야권은 인물난에 봉착해 있다. 사람들마다 이 인사는 이래서 안 되고 저 인사는 저래서 싫고, 이런 식으로 뺄셈을 하다 보면 남는 인사가 없다. 그나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은 손사래 치기 바쁘다. 어쩌면 꽃가마가 데리러 오기만을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이래가지고는 보수를 구할 수 없다. 입으로는 좌파 세상을 걱정하면서 정작 자기들은 뒤에 앉아 침묵하면서 소셜미디어로 자기 신상(身上) 문제만 언급하는, 이런 소극적이고 관전적인 태도로는 보수를 구할 수도 없고 보수가 자기들을 모시러 오지도 않는다. 그 인사들은 과거 보수가 키워 준 사람들이다. 보수가 절체절명 위기에 봉착해 있을 때 이들은 기꺼이 나서야 한다. 물론 여러 계산이 있을 수 있다. 더욱이 요즘의 정치 세상은 사람 잡아먹는 데는 익숙하고 사람 키워 주는 데는 인색하다. 하지만 지금은 유리할 때만 나가고 불리하면 뒤로 빠질 만 큼 한가롭지 않다. 나서지 못하겠다면 뒤에서, 입으로만 애국애족하지 말아야 한다. 좌편향도 걱정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보수 세력의 재기와 분발을 기대하는 것은 보수 장치가 망가질수록 좌파의 질주는 계속될 것이고 조만간 좌파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에게도 그들이 과거 전 정권들을 견제했듯이 견제가 필요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31/20171231017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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