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핵 포기해야만 대화하겠다 말하는 건 비현실적"
트럼프 사실상 동의한 듯… "군사대응은 이미 준비완료"
"중국과 북한 붕괴 후 핵무기 확보 방안·난민 대책 논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2일(현지 시각) "지금이 북한이 충돌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전제 조건 없이 북한과 첫 만남을 갖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애틀랜틱 카운슬과 한국국제교류재단 공동 주최 세미나에서 "우리는 전제 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갖겠다"면서 "그런 다음 우리가 어디로 갈지 로드맵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여기에 대해 매우 현실적"이라고 했다. 이는 비핵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무조건 회동에 나설 수 있다는 파격적 제안으로 트럼프 대통령도 사실상 이에 동의했다는 뜻이다.

백악관은 이날 틸러슨 장관의 제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견해는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대화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지난 10월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 대화할 뜻을 밝혔을 때는 트위터에서 "시간 낭비"라며 공개 면박을 줬다.

틸러슨 장관은 "첫 폭탄이 떨어질 때까지 (북한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대화를 하려면 일정 기간 (도발) 휴지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10월 러시아를 통해 북한에 "60일간 도발을 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있다"는 이른바 '틸러슨 구상'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위기 상황에 대한 군사 대응 방안을 요구했고, 미군은 이미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에 실패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나설 차례가 되면, 그가 (군사행동에) 성공적일 것"이라고 했다. '조건 없는 대화'란 파격적인 제안을 하면서도, 이번에 실패하면 군사행동이 뒤따를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북한 김정은 정권 붕괴 이후에 대해 논의 중이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고위급 외교 전략 대화에서 북한 붕괴 후 핵무기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며 "유사시 미군이 휴전선을 넘어 북한에 가야만 하더 라도 반드시 한국으로 복귀하겠다는 점을 중국에 약속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도 북한에서 대량의 난민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보좌관도 이날 영국 싱크탱크 '폴리시 익스체인지' 주최 행사에 참석해 "바로 지금이 (북한과) 무력 충돌을 피할 마지막이자 최고의 기회"라고 말했다고 뉴스위크 등이 보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14/20171214003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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