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 챔피언십 남북대결… 北 밀집수비하다 자책골
한국, 이겼지만 또 수비 불안… 오는 16일 日과 우승 다퉈
 

역대 축구 남북 대결은 우리 입장에서 '늪'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객관적인 실력이나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은 우리가 앞서는데도 좀처럼 이기기 어려운 상대가 북한이었다. 한국은 지난달까지 북한과 역대 15차례 만나 6승8무1패로 앞섰지만 그중 14번이 1점차 이내 승부였다. 버스를 줄줄이 세워놓듯 두껍게 수비벽을 쌓고 역습 한 방을 노리는 북한의 골문을 쉽게 흔들지 못했다.

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북한과의 2차전도 양상은 비슷했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9위)은 114위인 북한에 1대0으로 이겼다. 득점이 북한의 자책골로 얻어진 것이기에 승리에도 기분은 개운치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부임 이후 2승4무2패(9득점 11실점)를 기록했다. 한국은 이 대회 1차전에서 중국에 2대2로 비겼고, 북한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1승1무가 됐다. 대표팀은 16일 오후 7시 15분 일본과 최종전을 치르며,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2015년에 이어 대회 2연속 우승을 달성한다. 일본은 북한과 중국을 모두 이기며 2승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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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자책골이 한국 축구 대표팀에 2017 E-1 챔피언십 첫 승리를 선사했다. 12일 북한전에서 후반 19분 김민우가 진성욱(오른쪽)을 향해 왼쪽 크로스를 올렸고, 공을 걷어내려던 북한 리영철(왼쪽)의 발에 맞고 북측 골대에 꽂혔다. 리영철이 아쉬워하며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모습. /연합뉴스

신태용 감독은 북한을 맞아 지난 중국전 베스트 11 중 6명을 바꿔 선발로 출전시켰다. 북한의 '버스 축구'를 막기 위해 이재성, 김민우와 이날 데뷔전을 치른 진성욱(제주)을 스리톱 공격수로 내세웠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전에 점유율 63%를 기록하는 등 주도권을 잡고도 상대의 밀집 수비에 꽉 막혔다. 후반 북한의 압박이 느슨해지며 몇 차례 찬스를 잡았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한국은 후반 19분 김민우가 진성욱을 향해 올린 왼쪽 크로스를 북한 수비수 리영철이 걷어내려다 오히려 자신들의 골대 안으로 볼을 차 버리면서 행운의 득점을 얻어냈다.

한국은 해외파가 빠진 공격과는 달리 수비는 최정예였다. 장현수와 권경원 등은 사실상 내년 월드컵의 주축 멤버다. 중국전에서도 불안감을 노출했던 수비는 이날도 여러 차례 위기를 자초했다. 수비수들이 자기 자리를 못 찾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잦았고, 후반 26분엔 북한 정일관이 우리 페널티박스 안 텅 빈 공간에서 편안한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이 대회를 통해 안정적인 수비망을 구축하려던 신태용 감독으로선 계속 고민을 떠안게 됐다.

신태용 감독은 내년 1월 전지훈련을 통해 한·중·일본리그 소속 선수들을 점검한다. 3월엔 유럽파까지 모두 모아 조직력을 다지고, 5월 최종 엔트리 23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 기간 동안 훈련장 겸 숙소인 베이스캠프를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정했다. 사전 답사 결과 치안이 좋고, 훈련장 시설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곳에서 스웨덴과의 1차전 장소인 니즈니노브고로드까지는 1140㎞(비행시간 1시간 30분), 2차전 멕시코전 장소 로스토프나도누까지는 1824㎞(2시간 15분), 3차전 독일전 장소 카잔까지는 1540㎞(1시간 50분)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13/20171213001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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