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랑브루크 박사 트위터 캡처


북한이 지난주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사진의 별자리 배경이 조작됐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고 CNN이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북한 미사일 시스템을 연구한 우주 전문가 마르코 랑브루크 박사는 같은 방향에서 찍은 화성-15형 발사 장면 사진 두 장을 제시하면서 두 사진 배경에 있는 별자리가 서로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 사진에는 남동쪽의 오리온자리가 있는데, 다른 한 사진에는 북서쪽의 안드로메다자리가 있다는 것이다. 랑브루크 박사는 두 장의 사진이 같은 장면을 담고 있다는 것은 엔진에서 나오는 연기 기둥 형태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랑브루크 박사는 “두 사진은 같은 관점에서 찍었는데도 별자리 배경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랑부르크 박사는 또 다른 사진 두 장도 제시했다. 이번에는 서로 반대편에 찍은 사진이다. 이 기준에선 각각 남남동쪽의 오리온자리와 큰개자리가 보여야 하는데, 큰개자리가 있는 사진에 시리우스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리우스는 큰개자리에 있는 백색왜성으로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데 한국과 중국에선 천랑성으로도 불린다. 랑부르크 박사가 CNN에 한 얘기는 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이 사진을 조작했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CNN은 김정은의 귀부터 수륙양용 상륙을 지휘하는 공기부양선까지 북한은 사진 조작으로 악명이 높다고 전했다.

북한이 사진을 조작했다면 그 이유는 뭘까. CNN은 북한 당국이 미사일 발사 장면을 좀 더 아름답게 보이려고 사진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별이 있는 배경이 어두운 배경보다 미사일을 더 빛나게 보이게 하고 천상의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밤에 미사일 발사 사진을 찍을 때는 빠르게 찍기 위해 조리개를 크게 열고 고속 셔터를 누르는데, 이 경우 별자리는 흐릿하게 나올 수 있다. 미국 핵무기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포렌식 소프트웨어로 해당 사진을 밝게 해 분석할 예정”이라면서도, “미사일 발사 모습 자체를 조작했다는 증거는 없고 별이 있는 배경만 바꾼 것 같다. 좀 더 멋있게 보이려는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CNN은 또 북한이 미사일 연구자들을 염두에 두고 사진을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낮에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주변에 보이는 여러 배경이나 사물을 통해 어디서 발사했는지 분석할 수 있다. 밤에는 별자리 등을 통해 발사 장소를 추정할 수 있는데 이는 훨씬 어렵다. 그런데 북한이 그 별자리 배경을 바꾸면서 연구자들에게 더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코 랑브루크 박사 트위터 캡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6/201712060144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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