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ICBM 쏜 지난달 29일, 駐日 유엔司 후방기지 가보니…]

유사시 병참기지 역할 요코스카, 각종 함정들로 부두가 꽉 차
전쟁때 첫 출동 후텐마 기지엔 헬기·수송기 등 활주로에 대기
 

북한이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이 일본 앞바다에 떨어진 지난달 29일. 한반도·일본을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는 미 해군 7함대가 모항(母港)인 주일 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 내부를 한국 취재진에 공개했다.

기지 서측에 자리 잡은 부두의 길이는 요철 모양의 해안 도로를 따라 3㎞가 넘었다. 7함대 사령관이 탑승하는 지휘·통제함(旗艦) 블루리지(LCC-19·1만8800t)를 위시해, 9600t급 이지스 순양함인 앤티텀(CG-54), 챈슬러스빌(CG-62), 샤일로(CG-67), 8960t급 이지스 구축함인 커티스 윌버(DDG-54), 배리(DDG-52), 피츠제럴드(DDG-62), 벤폴드(DDG-65) 등이 포진해 있었다.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CVN-76) 전단이 필리핀해 작전차 기지를 비웠는데도 부두가 꽉 찬 느낌이었다. 각 함정 주변은 각종 장비를 옮기고 정비하는 인력들로 분주했다. 당장에라도 출항할 태세를 갖추는 듯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미군 관계자들과 한국 취재진이 지난달 29일 주일 미 요코스카 기지에 정박해 있는 이지스 구축함 커티스 윌버함에 올라 함포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위 사진). 오키나와 후텐마 미 해병 항공기지에 배치된 대형 수송 헬리콥터 CH-53E 수퍼 스탤리언 10여대가 활주로 주변에 도열해 있다(아래 사진).
미군 관계자들과 한국 취재진이 지난달 29일 주일 미 요코스카 기지에 정박해 있는 이지스 구축함 커티스 윌버함에 올라 함포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위 사진). 오키나와 후텐마 미 해병 항공기지에 배치된 대형 수송 헬리콥터 CH-53E 수퍼 스탤리언 10여대가 활주로 주변에 도열해 있다(아래 사진). /요코스카·후텐마=이용수 기자
군 관계자는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가 실제 상황이고, 이것이 전쟁으로 번졌다면 정박 중이던 전체 함대는 물론 레이건 전단도 한반도를 향해 긴급 출동했을 것"이라고 했다. 7함대 소속 함정들은 대부분 북한군 핵심 시설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사거리 1600~2300㎞)과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SM-3 미사일 수십 발로 중무장하고 있다. 유사시엔 7함대 전력 외에도 미 본토와 하와이에서 급파되는 미 증원 전력, 영국·프랑스·호주·뉴질랜드 등 유엔군사령부를 구성하는 9국의 병력과 물자들도 이곳에 집결해 한반도로 전개된다. 이는 요코스카 기지가 유엔군사령부 후방 기지이기 때문이다.

요코스카 기지처럼 유엔사 후방 기지로 지정된 주일 미군 기지는 총 7곳이다. 요코스카를 비롯해 요코타(橫田·공군), 사세보(佐世保·해군), 캠프 자마(座間·육군) 등 혼슈와 규슈에 4곳, 가데나(嘉手納·공군), 후텐마(普天間·해병대), 화이트비치(해군) 등 오키나와에 3곳이 있다. 이 유엔사 후방 기지의 지휘는 빈센트 브룩스 주한 미군 사령관 겸 유엔군 사령관이 맡는다. 브룩스 사령관은 지난달 중순에도 후텐마·가데나 기지 등을 시찰했다.
 
이 가운데 후텐마 해병 항공기지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출동하는 오키나와 주둔 미 제3해병원정군(3MEF)이 이 기지에 배치된 항공 자산들을 이용해 한반도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주일 미군 5만4000명 중 2만8000명이 3MEF 소속 해병대원들이다.

지난달 30일 후텐마 기지를 찾은 취재진은 수직이착륙기 MV-22 오스프리, 대형 수송 헬리콥터 CH-53E 수퍼 스탤리언 등 항공기 수십 대가 3.2㎞ 길이의 활주로 주변에 도열해 언제든 출동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3MEF는 이 항공 전력의 도움으로 전쟁 발발 시 수시간 내에 한반도로 날아가 작전을 펼 수 있다. 한국 해병대 관계자는 "지금도 3MEF는 한·미 해병대 연합 훈련(KMEP)을 위해 3주에 한 번꼴로 병력을 한반도에 파견하고 있다"고 했다.

유엔사 후방 기지는 아니지만 야마구치(山口)현 이 와쿠니(岩國)에도 미 해병 항공기지가 있다. 이곳엔 한반도 유사시 김정은 지하 벙커 등 북한의 핵심 시설들을 맹폭할 스텔스 전투기 F-35B 16대가 배치돼 있다. 이 가운데 12대가 현재 한·일을 오가며 지난 4일 시작된 한·미 연합 공중 훈련 '비질런트 에이스'에 참가하고 있다.

(※이 기사는 미군 측과 기자단의 협의를 거쳐 이날 게재키로 한 것입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6/20171206003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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