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일 "북핵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중국과 러시아에도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맥매스터는 전날에는 "전쟁 가능성이 매일 커지고 있다"고 했다. 전 미 합참의장이 며칠 전 북의 미사일에 대해 "무서워 죽을 지경"이라고 하더니, 미국 정부가 본토 서해안 지역에 북 미사일 요격용 사드 부대를 추가 배치할 수 있는 부지를 물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이 지금 북의 핵미사일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다. 이제는 백악관 최고위 당국자 입에서 한·일 핵무장 발언까지 나왔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한·일 핵무장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취임 전이었다.

맥매스터의 발언은 북한 제재에 소극적인 중·러를 압박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중·러는 지난 11월 29일 북이 미 본토 전역 타격 능력을 과시한 이후에도 북에 대한 추가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중국은 "할 만큼 했다"며 송유관으로 여전히 원유를 북에 들여보내고 있고,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이 북의 도발을 유도하는 것 같다"고 한다. 이제 각국은 속내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다다랐다. 중·러는 북핵이 마땅치는 않지만 북한이란 전략 자산의 존재가 유지되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계산을 바꿀 가능성이 없다. 대북 제재에 이들이 만들고 있는 구멍은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이다.

미국과 한국, 일본 역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을 맞이하게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북을 군사적으로 제압할지 여부와 함께 전술핵 재배치, 핵 공유, 한·일의 자위적 핵무장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한국 새 정부는 현실을 회피하고 있지만 조만간 '진실의 순간'에 맞닥뜨리게 된다. 북은 머지않아 핵 ICBM을 실증(實證)해 보이고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그곳이 북핵·미사일에 대한 미국과 중·러의 입장이 결정적으로 충돌하는 지점이다.

군사 충돌을 막아야 하지만 그런 상황이 절대 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이런 시기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는 자명하다. 안보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다. 국민에게 현실을 정확하게 알리고 군사 대비를 철저히 하며 미국과는 전술핵 운용과 핵 공유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미 국 최고위 당국자가 한국 핵무장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을 흘려보내서도 안 된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중·러가 이를 허풍으로만 여길 수 없게 될 것이다. 중·러에 북핵을 용인하면서 자신들의 전략적 이익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수밖에 없다. 북 김정은 집단은 죽기 살기로 나오고 있다. 우리도 그 정도의 각오 없이 나라를 지킬 수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4/2017120403067.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