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팔 싱 하사(오른쪽 두 번째)를 비롯한 미8군 의무대 소속 대원들. /WP 캡처


“환자를 본 순간, 뭔가 하지 않으면 15분 내에 죽을 것이라고 직감했어요. 기도를 드리는 수밖에 없었죠. 귀순 병사가 살아난 것은 기적입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블랙호크 헬기 후송 때 기내 응급구호를 맡은 미8군 소속 제2전투항공여단 의무대 소속 고팔 싱(39) 의료담당 부사관은 지난 2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회상했다.

싱 하사 일행은 출동명령을 받은 지 7∼8분 만에 블랙호크 헬기를 타고 JSA에 도착했다. 귀순한 북한 병사 오청성씨는 폐와 복부에 6~7발을 포함해 어깨와 팔 등에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 싱 하사는 당시 이 병사가 북한군인지, 어떤 사연으로 다쳤는지도 알 길이 없었다며 살려내야 한다는 생각에만 집중하며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싱 하사는 “곧바로 조치를 취하고 헬기를 띄우지 않으면 15분 내에 죽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싱 하사는 이어 몸을 움직여 앉으려고 애쓰는 부상병의 모습을 지켜보고 긴박하게 판단하고 대응했다고 밝혔다. 그냥 두면 상처 부위에 생긴 구멍으로 공기가 들어가 심장과 폐를 압박할 위험이 높다고 판단, 병사의 가슴에 바늘을 찔러 공기를 빼내는 응급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싱 하사는 “가슴에 난 총상 구멍이 공기로 꽉 차면 심장과 허파, 그 밖의 모든 것이 압박받아 숨질 걸 알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 하사는 또 "헬기 조종사들은 내 목소리로 환자가 정말 죽어가는 상황이구나 하는 걸 눈치챘을 것"이라며 긴박한 순간을 설명했다. WP는 후송 헬기의 두 조종사들이 출력을 최대한 높여 날았다고 전했다.

싱 하사는 부상한 병사를 두고 “영양실조로 보여 북한군인가 하고 의심한 건 사실이지만 환자 상태는 자기 신분을 암시할 어떤 특징도 보이질 않았다”고 했다. 그는 헬기가 치료를 담당한 아주대 병원에 도착한 이후 부상자가 북한군인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4/2017120402256.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