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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꿀오소리'들의 '댓글 양념' 현장…1시간 만에 공감 3000개 베스트 댓글 갈아치워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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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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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댓글여론 조작' 지적에 "조작이라기 보다는 자발적 참여" 해명

지난달 20일 신고리원전공론화위원회의 원전 공사 재개 결정이 있은 직후의 네이버 기사 베스트 댓글들(왼쪽)과 그 무렵 트위터에 올라온 '베댓 내리기 요청' 글(가운데). 오른쪽은 그후 1시간 정도 지난 뒤의 베댓 상황. /인터넷 캡처


#1. 지난달 20일 오전 10시 18분 문재인 정부의 신고리원전 공론화위원회가 ‘공사 재개’ 결정을 내렸다는 통신사 속보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왔다. 전 국민적 관심사였던 만큼 순식간에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기사 노출로부터 18분이 지난 10시 36분, ‘호감순’으로 정렬된 댓글 상위 1~3위는 ‘(공사 재개 결정은) 당연한 결과쓰(공감수 3354개)’, ‘당연한 결과(공감수 2670개)’, ‘이게 나라다!(공감수 2553개)’였다. 재개 결정에 대해 적극 찬성하고, 공사 중단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이었다.

#2. 비슷한 시각 소셜미디어인 트위터엔 위 속보 기사 링크주소가 빠르게 퍼졌다. ‘현재 상위 댓글을 다 내려야 한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였다. 기사 노출로부터 10분 지난 오전 10시 28분 190명의 팔로어를 가진 한 이용자는 기사 링크와 함께 “‘베댓(베스트 댓글·호감순 상위 댓글)’ 다 내려야 해요. 제발 많이 가주세요. 급해요”란 글을 올렸다. 이 트윗 글을 다시 4180명의 팔로어를 가진 다른 이용자가 공유하며 “베댓 숫자 높은 거 다 내려주세요. 당연한 결과 어쩌고 하는 것들”이라고 적었다. 다른 이용자들도 이 글을 활발히 리트윗했다.

#3. 기사 노출로부터 1시간 15분이 지난 오전 11시 33분, 처음의 그 ‘베댓’들은 자리에 없었다. 아래로 밀려났기 때문이었다. 대신 1~3위를 차지한 댓글은 ‘어쨌든 공론화해서 결론을 냈다는 데에 의의가 있으니 존중합시다(공감수 1315개)’,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합시다(공감수 983개)’, ‘안전 강화는 필수다(공감수 729개)’였다. ‘공사 재개’ 자체가 아닌 공론화 과정이나 추후 원전 관리에 초점을 맞춘 댓글들이 초기 베댓의 절반도 안되는 공감수에도 ‘호감순’ 정렬의 윗자리를 속속들이 갈아치우고 있었다. 이 베댓들은 현재도 서로 순서만 바뀐 채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극성 여권 지지자들, 자칭 ‘문꿀오소리(겁이 없어 독사까지 잡아먹는 벌꿀오소리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의 합성어)’들이 네이버 인터넷 기사의 특정 댓글에 집중적으로 ‘공감’·’비공감’을 누르는 방식으로 베스트 댓글을 ‘친(親)여권’ 성향의 댓글로 갈아치우는 현상이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 댓글에 대한 총 공감수가 적더라도 상대적으로 비공감 비율이 낮으면 얼마든지 베댓을 차지할 수 있는 네이버의 댓글 선정 방식을 십분 활용한 ‘베댓 획일화’ 작업이다. 일반인들은 기사 내용을 본 뒤 서너개의 베댓을 확인하고 그것이 다수의 의견인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일부 세력이 주도하는 이런 ‘베댓 작업’은 여론을 왜곡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치밀한 ‘베댓 밀어내기 작전’
‘공감 1315명’ 댓글이 ‘공감 3354명’ 댓글 ‘베댓’에서 밀어내

지난달 31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회에서 최근 납북됐다 귀환한 어선 흥진호에 대해 “납북 사건 발생 1주일 간 나포 사실을 모르고 있던 일에 대해 책임장관으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는 기사에도 수백개의 네이버 댓글이 달렸다. 초반엔 ‘이건 사과만으로 끝낼 사안이 아닌 듯 싶다(공감수 349개)’, ‘특검해라. 너나할 것 없이 구라(거짓말)치기 바쁜데(공감수 267개)’ 등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이 베댓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약 4시간여가 지나자 ‘실종 사실은 알았지만 나포 사실은 몰랐다잖아. 둘은 다른 건데 ‘박사모’는 역시 머리가 나빠(공감수 111개), ‘북한이 나포한 걸 남북 핫라인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알지?(공감수 84개) 등 김 장관을 변호하는 댓글로 갈아치워졌다.

이 무렵에도 역시 트위터에서 일부 이용자들이 위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댓글 작업’을 독려했다. 390여 명의 팔로어를 가진 한 이용자는 기사 링크주소와 함께 ‘여기 좀 가요. 리트윗만 하지 말고’라고 적었다. 팔로어를 2000명 넘게 가진 한 이용자는 위 기사 링크와 함께 특정 댓글에 ‘비공감’ 표시를 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두번째 이용자의 트위터 자기소개 란엔 “쓱싹쓱싹 댓글 청소를 좋아한다”고 적혀 있다.
 
/인터넷 캡처


네이버는 국내 포털시장에서 검색 점유율이 70%가 넘는 독과점적 지배자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의 인터넷 뉴스 이용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55.4%로 압도적인 1위다. 2위인 ‘다음’은 22.4%, 3위인 네이트가 7.4%다. 인터넷 뉴스 시장에서 네이버가 전재한 기사는 원 매체를 포함해 그 어디에 올라온 것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본다. 각 기사의 베댓도 자연스레 많은 이들에게 노출된다.

네이버 “‘베댓’ 결정 數式 공개 불가”
다음 “공감수 빼기 비공감수”

네이버 측은 이런 고의적 댓글 뒤바꾸기 작업에 대해 “바람직하다고 볼 순 없지만, 돈을 받고 하는 ‘조작’이라기 보단 자발적인 ‘참여’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따로 제재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네이버가 공식 채택하고 있는 ‘댓글 노출 정책’에 따르면 비정상적인 공감수 증가는 베댓 산정에서 제외되지만, 일부 네티즌들의 공감·비공감 몰아주기가 ‘비정상’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인터넷 캡처



네이버 댓글 정렬에서 ‘호감순’의 의미는 ‘공감수에서 일정 비율의 비공감수를 뺀 수치’다. 즉 일정 비율이 ‘A’라고 할 때, ‘공감수―A×비공감수’의 값이 높은 순서대로 ‘베댓’이 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A값이 얼마냐는 질문에 “공개되면 수식(數式)을 악용해 댓글 왜곡 작업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답하지 않았다. 다만 “A값은 일정하고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상수(常數)”라고만 밝혔다.

위 산술식을 실제 댓글 정렬 사례에 대입해 일차부등식으로 계산해보면, A값은 최소한 1보다 크다고 추정된다. 비공감수가 공감수보다 더 영향력을 갖는 구조인 것이다. 즉 집중적인 ‘비공감’ 투하로 총 공감수가 높은 베댓을 손쉽게 끌어내릴 수 있다. 네이버와 달리 ‘다음’ 포털은 이 A 수치를 공개하고 있는데, 그 값은 ‘1’이다. 비공감수와 공감수의 영향력이 동등한 것이다.

지난 3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에게 이런 ‘댓글 작업’ 문제를 제기했다. 송 의원은 지난 4월 대선 토론 당시 기사에 달린 댓글을 예로 들며 당시 문재인 후보의 ‘개성공단 2000만평’ 공약을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이 공감수 5790개를 받고도 비공감 1887개 때문에 ‘호감순’ 정렬 1위에서 59위로 내려가고, 문 후보를 옹호하는 댓글들이 공감수 5274개, 4530개, 3550개를 받고 이후 각각 1·2·3위에 오른 사실을 언급했다.

송 의원이 이에 대해 “(계산 방식이 비공개된 호감순이 아니라) 팩트(fact) 그대로 공감순, 비공감순 등의 정렬방법을 쓰는 게 맞지 않냐”고 묻자 이 전 의장은 “(지적에) 대부분 공감하며 충분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댓글 양념 부대’ 체험한 네티즌들
“곧 양념 당할 기사입니다”

인터넷을 이용하며 이런 댓글 획일화 현상을 이미 여러 번 체감한 일부 네티즌들은 그 주도적 세력을 ‘댓글 양념 부대’라고 부르며 비난하고 있다. ‘양념’은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자신 지지자들의 일부 정치인에 대한 문자폭탄 공세에 대해 “경쟁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일을 빗댄 표현이다.
 
/인터넷 캡처



최근 정치적 이슈를 다룬 포털 기사엔 “곧 양념 당할 기사입니다”, “양념 전후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등 ‘양념 작업’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는 댓글들이 다수 달린다. 반면 이런 작업을 주도하는 일부 여권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문꿀오소리’로 부르며 소셜미디어에서 공개적으로 포털 댓글 갈아치우기를 지시하고 있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 포털 기사의 상위 ‘베댓’은 기사를 읽고 아직 그에 대한 의견을 정하지 못한 많은 네티즌을 한쪽 견해로 쏠리게 할 수 있다”며 “고의적인 ‘댓글 작업’에 취약한 지금 댓글 제도보다는, ‘구글’처럼 아예 댓글을 달지 못하게 하거나, 달더라도 ‘공감순’ ‘비공감순’ ‘최신순’ 등 별도로 가공되지 않은 순서로 정렬해야 여론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2/201711120037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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