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없이 해결' 강조했던 맥매스터 "전쟁 가능성 매일 커지고 있다"]

北도발중단에 기대했다가 실망… 화성-15형 심각하게 받아들여
"中 100% 원유금수 지금이 적절"

환구시보 "중국은 할 만큼 했다"
러시아 "美 무력 쓴다면 큰 실수"
 

허버트 맥매스터
허버트 맥매스터〈사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달 2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전 본지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쟁 없이 북한 문제를 푸는 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랬던 그가 한 달 만인 2일 "북한과 전쟁 가능성이 매일 커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도발을 미국이 그만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 김정은을 언급하며 "무력 충돌 없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들이 있지만, 그는 점점 더 (전쟁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핵무기 개발 야심이 미국과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며 "북한 미사일 발사를 평가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확실한 점은 실험을 할 때마다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미국은 북한이 9월 이후 70여 일간 도발을 하지 않자 청와대에 "북한의 도발 중단 이유를 무엇으로 보느냐"며 물어볼 정도로 북한의 태도 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가 무색하게 북한이 미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신형 ICBM을 쏘자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초강경 대응을 선언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요구한 대북 원유 금수 조치가 빈말이 아니란 점도 분명히 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연료가 없으면 미사일을 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100% 원유 금수가 지금 시점에서 적절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후엔 '유류 30% 차단'을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에 넣는 선에서 중국과 타협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이 강조한 '새로운 차원의 대북 해상 차단'도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안보리 결의안에는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 선박을 검색할 수 있도록 했지만, 그 배가 등록된 나라(선적국)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무력 사용도 허용하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했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엔 모든 유엔 회원국이 의심 가는 북한 화물선을 공해상에서 저지하고, 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북한 김정은과 여동생인 김여정 등에 대한 직접 제재를 추진할 수도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북한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높일 수밖에 없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이번 도발과 관련, "북한이 어느 시점에 자신들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과 '전쟁' 중 한 가지를 미국이 선택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북한이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두면서 한국에 배치한 것과 비슷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포대를 미국 서부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의 강경 대응에 중국·러시아 등은 전쟁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3일 사설에서 "(한반도에서) 전쟁 위험이 또다시 커지고 있다"며 "중국은 이제 최악의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새 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이후 미국은 제재를 극한으로 밀어붙이기 위해 중국에 최대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은 할 만큼 했으며 미·북은 모두 자기가 저지른 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관영 영자 글로벌타임스도 지난달 30일 사설에서 "북한의 핵 능력을 파괴하기 위해 군사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백악관 내에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스스로를 과대평가하지 말고 미국에 대한 자극을 멈추길 바란다"고 했다. "지금은 북한에 가장 위험한 순간이고 국가 지도자는 냉철해야 한다"고도 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말처럼 누군가 정말 북한을 파괴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길 원한다면, 그것은 불장난으로 큰 실수"라며 "우리는 무력을 쓰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2일 벨라루스 방송 STV 인터뷰에 서도 "그들(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때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될 일본과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달 29일 "전쟁이 난다면 북한의 공격적 행동 때문"이라며 "전쟁이 난다면 북한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했었다. 러시아도 미국의 무력 사용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4/2017120400183.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