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인문·보건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통일기반 구축 연합 학술대회'를 가졌다. '북한 수의(獸醫) 교육 현황 및 방역 공조 체제'라는 주제의 연구 발표가 있었다. 이 연구에 참여한 학자 중 탈북 수의학자 조현(가명·사진)씨가 있다. 조씨는 평안남도에서 축산부문 공무원으로 일하다 2010년대에 탈북했다.

조씨는 "개를 가족처럼 여기는 남한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북한에는 애완(愛玩)동물이라는 말은 쓰지만, '반려(伴侶)동물'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다고 한다. 조씨는 "북한에선 주체사상에 따라 '사람이 제일이고, 개·돼지 등 가축은 사람을 위해 복무하는 것들'이라고 가르친다"고 했다. 또 방송에 개가 옷을 입고 있는 남한이나 외국을 보여주며 '썩고 병든 자본주의 사회'라고 선전한다고 했다.

북한에 '애완동물'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은 1980년대 말쯤이다. 노동당 간부 등 상류층들이 집에서 애완용으로 개를 키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은 개를 주로 키웠지만, 경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하면서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큰 개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조씨는 "고기와 가죽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씨는 "북한에서는 애완견을 5년 이상 키우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정(情)이 들기 전에 잡아먹기 위해서"라고 했다.

일반 주민들도 집집마다 개를 키운다. 고기와 가죽을 얻기 위해서다. 조씨는 "가구마다 할당된'외화벌이 과제'를 개 가죽으로 해결하는 집들이 많다"고 했다.

고위층 사이에서 좋은 품종의 개는 옷차림과 더불어 그 사람의 부를 나타낼 수 있는 과시용 수단이 된다. 풍산개의 경우가 가장 비싸게 거래된다고 한다. 조씨는 "좋은 품종의 풍산개 새끼 한 마리는 30~40달러(북한 돈 약 20만~30만원)에 거래되고, 최상품종은 100달러를 호가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1/20171201001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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