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탈북 남성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탈북했다가 중국에 붙잡힌 아내와 네 살 난 아들을 ‘자유의 나라’ 한국에 보내달라고 탄원했지만, 결국 이들을 포함한 10명이 모두 북한으로 송환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BBC가 지난 11일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남편 이씨로부터 받아 공개한 영상 화면/BBC

BBC 방송은 자신을 '이'라고만 밝힌 이 남성의 영상 메시지를 받아서 이를 지난 11일 웹사이트에 보도했었다.
이씨의 아내와 네 살 아들을 포함한 북한 주민 10명은 지난 4일 탈북해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한 가옥에 은신해 있다가 공안에 체포됐었다.
리 씨는 당시 "아내와 아들이 북송 되면 사형을 당하거나 정치범 수용소에서 사라지게 된다”며 두 나라 정상에게 “내 아이를 손주라고 생각하고 자유의 나라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BBC 방송은 29일 아이를 포함해 이들의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탈북자 이씨는 이 ‘탈북자 일행’이 북한의 수용소로 보내진 사실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BBC 방송 한국어서비스에 “현재 그들이 북 수용소에 있는 것으로 알며, 그 곳에선 한 달만 있어도 식량 부족으로 극도로 쇠약해진다. 하루 기껏해야 옥수수 알 20개를 먹어 모든 체중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내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세상이 지옥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와치(HRW)는 중국 공안이 올해 7~9월에만 49명 이상의 탈북자들을 체포했으며, 이는 이전 12개월 간 체포한 탈북자 수 51명에 맞먹는 숫자라고 밝혔다.
HRW의 아시아 부지국장인 필 로버트슨은 “중국은 이 탈북자 그룹을 송환해, 고문과 강제노역, 투옥과 다른 형태의 학 대에 동조한다는 것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앞서 이 사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구체적인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며, "중국은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관련 문제를 처리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은 ‘처형이나 고문의 위기에 처한 난민을 송환해서는 안 된다’는 1951년 유엔 난민협약의 조약국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9/201711290146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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