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측근' 러시아 발다이 클럽 안드레이 비스트리츠키 의장 방한
 

"러시아는 한국에 중국보다 훨씬 더 나은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한·러 관계는 한·중 관계보다 더 호혜적일 테니까요."

지난 27일 서울에서 본지 인터뷰에 응한 러시아 '발다이 클럽(The Valdai Discussion Club)'의 안드레이 게오르기예비치 비스트리츠키〈사진〉 의장에게 '러시아는 신동방 정책을,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경쟁 관계인 측면도 있지 않냐'고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안드레이 게오르기예비치 비스트리츠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비스트리츠키 의장은 "현재 러시아와 중국은 우호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잠재적 경쟁자란 사실도 서로 알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동진(東進)과 중국의 서진(西進)은 결국 같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굳이 한쪽을 골라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당연히 러시아가 낫다"며 "러시아는 유라시아 국가이지만 지도적 역할을 하는 지식인층의 관심은 여전히 유럽에 훨씬 가까이 있고, 경제적 측면을 봐도 단시일 내에 중국과 같은 (한국을 위협할 수 있는) 국가가 될 가능성은 적지 않겠냐"고 했다.

러시아가 2004년 창설한 발다이 클럽은 '러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도 불린다. 해마다 러시아에서 열리는 발다이 클럽 콘퍼런스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며, 비스트리츠키 의장도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소개되곤 한다.

이번에 그는 27~28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러시아와 아시아 지역의 미래 20년 전망'을 주제로 주최한 '발다이 클럽 아시아 지역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비스트리츠키 의장은 "러시아라고 하면 여전히 소련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지금의 러시아는 완전히 새로운 나라"라며 "러시아는 동아시아에서 새로운 기회와 새로운 친구를 찾고 있으며, 한국은 러시아에 정말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에 불참하기로 하는 등 역내 협력과 통합에 관심을 덜 보이고 있다"며 "반면 러시아는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동참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스트리츠키 의장은 "러시아는 안전하고 투자하기 쉬운 나라가 되기 위해 여러 제도를 고치면서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 자본이 러시아의 천연가스와 원유 등 천연자원은 물론 우수한 기술 인력에도 관심을 갖고 투자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문제로 정세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한·러 양국이 함께 콘퍼런스를 연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며 "러시아는 지역 공동의 미래를 규정하는 공동의 청사진을 함께 그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9/20171129000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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